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김희발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동물생명공학 교수는 20일 아주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돼지의 지방형질과 사람의 비만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최초의 시도"라며 "사람의 비만 연구에 돼지를 활용하면 보다 효과적인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만 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사람 비만 질환 연구에 있어 중요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와 농촌진흥청은 지난 2002년부터 돼지 집단분석을 통해 돼지 6번 염색체의 특정 영역이 지방형질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관련 영역에 대한 정밀 유전체 해독을 진행해 70여개의 유전자를 밝혀냈다.
이를 토대로 527두의 돼지 집단에 대해 6만개 유전자 칩을 사용해 13개의 유전자가 지방형질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본부의 한국인 집단 8842명에 대해 실시한 50만개 유전자 칩을 사용한 분석 결과와 돼지 지방형질과 연관된 13개 유전자를 비교해 사람 비만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13개의 유전자 중에서 FAM73A, NEGR1, TTLL7 등 3개의 유전자가 사람의 복부 및 견갑골 피하지방의 원인 유전자임이 밝혀진 것이다.
김 교수는 "지방형질과 관련 있는 13개의 유전자는 돼지 등지방 두께를 조절하는 유전자"라며 "본 연구를 통해 발굴된 돼지 등지방 두께 연관 13개 유전자 중 8개는 신경전달 및 정신 안정과 관련된 유전자임이 밝혀져 사람 복부비만의 원인분석에 매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생명공학 전문학술지인 'PLoS ONE' 2011년 2월호에 게재돼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오는 7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국제 돼지 의생명연구회에서 발표될 계획이다.
김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밝혀진 13개의 돼지 등지방 두께 관련 유전자는 일차적으로 등지방 두께 개량을 위한 돼지 선발에 사용될 것"이라며 "밝혀진 사람 비만 관련 유전자는 사람 비만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