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외신들은 애플이 스마트폰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키아, 모토로라, HTC 등 주요 경쟁사들과 지난한 소송을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2009년 10월 노키아가 애플을 미 국제 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하자 애플은 맞소송에 나섰고, 지난해 4월에는 넥서스원 제조사인 대만 HTC에 대해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지난해 9월에는 모토로라의 특허침해 소송에 맞서 모토로라가 자사의 스마트폰 운용체제(OS)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삼성전자도 애플이 2009년부터 노키아를 비롯한 경쟁사들과 치르고 있는 특허 소송을 참고해 이번 소송에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이 이번 소송에서 중요시 하고 있는 부분은 스크린 상의 아이콘 모양 등 갤럭시폰과 갤럭시탭의 디자인이다.
애플은 38페이지 분량의 소장에서 2009년 6월 출시된 아이폰 3GS모델과 지난해 3월 출시된 갤럭시 Si9000 모델을 나란히 놓고 조목조목 비교하는 사진과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양사 제품간 음악, 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및 디자인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이번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부당이득, 상표권 침해와 10건에 이르는 특허권 침해 등 모두 16건의 침해 사례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번 소송을 통해 다음주께 '갤럭시S 2' 출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갤럭시S의 누적판매 1000만대를 돌파하며, 애플의 최대 경쟁자로 떠올랐다.
WSJ는 시장분석기관인 가트너의 자료를 인용, 애플은 태블릿 PC시장에서 2015년까지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관련 업체와의 경쟁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애플이 HTC와 모토로라 등 소송으로 뒤엉킨 기업들에 이어 삼성으로 소송전을 확대하는 것은 안드로이드 진영을 압박함과 동시에 강력한 하드웨어 경쟁사로 떠오른 삼성전자를 확실히 견제하려는 의도로 평가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두 번째로 많은 부품을 구매한 업체인 만큼 두 기업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올해 78억 달러(약8조6000억원) 가량의 부품을 사들여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WSJ는 삼성전자가 맥북프로의 메모리 칩 등 애플 제품에 쓰이는 마이크로 칩을 만들며 그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기업인 만큼 이번 소송은 이들의 관계만큼이나 복잡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댄 버그 캘리포니아 얼바인대 로스쿨 교수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제록스 간의 소송은 계속 반복되는 데자뷰와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