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서민이 참 어렵고 힘든 시기다”면서 “노점상 실태를 꼼꼼히 살펴보고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는 뜻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일선 구청의 노점상 이전계획에 대해서까지 관심을 갖게 된 건 바로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전달된 한 통의 편지 때문이다.
인사동에서 풀빵 장사를 해온 청각장애인 손병철(53)·김숙경(51)씨 부부는 지난 14일 ‘구청의 노점상 이전 방침 때문에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편지를 청와대에서 보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퇴임 뒤인 지난 2006년 12월 인사동에 들렀다가 “나도 예전에 어머니를 도와 풀빵장사를 한 적이 있다”며 손씨 부부에게 직접 풀빵 굽는 방법을 조언해주고 장사를 도운 인연이 있다. 이에 이들 부부는 작년 9월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출연한 한 방송사의 추석 특집프로그램에도 초청되기도 했다.
더구나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관심을 강조해온 터여서 이들 부부의 사연을 그냥 넘기기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다만 청와대 측은 “일선 구청의 일을 청와대가 대신 처리할 수도 없고, 또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고 해서 이들 부부에게 남들과 다른 혜택을 줄 수도 없다”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종로구청 측은 다음 주 중 인사동 노점상들과 만나 이전계획에 대한 협의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