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관리에 환경부는 전혀 권한 없어

2011-04-1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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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도 수립 안 돼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일본 원전 사태로 국내에 방사성 물질이 유입되자 우리 정부의 방사능 관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방사능 등으로 인해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받는 것은 바로 국토 환경과 국민 건강이다. 그러나 관계부처에 따르면 현행 법에는 환경부와 보건복지부 등은 방사능 물질 관리에 관한 권한과 의무가 전혀 없다는 것.

환경부가 방사능 관리에 대한 권한과 의무를 전혀 갖지 못하는 이유는 방사성 물질이 환경부가 관리하는 폐기물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방사성 물질과 관련한 관리 규정이 없는 것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이 물질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환경보전을 위해 ‘폐기물관리법’을 제정,시행하고 있다. 이 법은 폐기물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발생한 폐기물은 적정하게 처리해야 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이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상은 일반 폐기물일 뿐이다. 방사성 폐기물은 이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따라서 ‘폐기물관리법’은“‘원자력법’에 따른 방사성 물질과 이로 인한 오염 물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현행법에는 방사성 물질 등의 관리 및 처리에 대한 사항은 ‘방사성폐기물 관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이 법의 집행부처는 지식경제부다.

문제는 방사성폐기물(방사성 물질 또는 그에 의해 오염된 물질로서 폐기의 대상이 되는 물질. 사용후 핵연료도 포함)에 대해선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데에 있다.

환경부의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시·도지사는 관할 구역의 폐기물을 적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환경부 장관이 정하는 지침에 따라 10년마다 폐기물 처리에 관한 기본계획을 세워 환경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환경부 장관은 국가 폐기물을 적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시·도지사들이 세운 폐기물 처리에 관한 기본계획과 폐기물 통계 조사 결과를 기초로 ‘국가 폐기물 관리 종합계획(이하 종합계획)’을 10년마다 세워야 한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지난 2002년 3월 제2차 종합계획을 수립했고, 2007년 7월에는 변화된 여건을 반영해 이를 수정해 시행하고 있다.

수정된 제2차 종합계획은 생활폐기물의 경우 재활용 처리 비율을 2005년 46%에서 올해 53%로, 소각 처리 비율은 23%에서 30%로 높이고 매립 비율은 31%에서 17%로 낮추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장 폐기물의 경우 재활용 처리 비율을 같은 기간 76.7%에서 80%로, 소각 처리 비율을 6.9%에서 7.8%로 높이고 매립 비율은 12.4%에서 9.2%로 낮출 예정이다. 환경부는 2012년 제3차 종합계획을 수립해 2021년까지 시행할 예정이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수립한 폐기물 처리에 관한 기본계획이 중앙정부의 종합계획과 다르면 종합계획에 맞게 수정하도록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현행 ‘방사성폐기물 관리법’은 지식경제부 장관이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식경제부는 아직까지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을 한번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2009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사용후 핵연료 관리 대안 연구 용역을 하고 있다”며 “끝나면 정부 차원의 사용후 핵연료 관리 방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이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미나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방사능 환경오염에 대해 체계적·종합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환경부가 중심이 돼 방사능에 의한 환경오염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환경부와 보건복지부 등이 관련법 마련에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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