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중국 베이징 외국기업 공회(工會·노조)연합회가 베이징에 소재한 외국기업의 최저임금 수준을 중국 국내 기업의 1.5배로 정하면서 중국 내 외자기업 차별 논란이 다시금 일고 있습니다.
현재 베이징시 최저임금 수준이 1160위안(한화 약 19만원)이니 베이징시 외자 기업 최저임금 수준은 1740위안(한화 약 29만원)에 달하는 것이죠.
오늘은 바로 중국 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중국 외자 기업환경에 대해 파헤쳐 볼까 합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코카콜라가 중국 대륙에 첫 발을 내디딘 이래 세계 유수 기업들이 앞다퉈 중국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초국민대우’혜택을 내걸고 각종 세금 우대혜택을 제공하면서 외국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기 시작했지요.
중국 경제가 지난 30여 년 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실현한 것도 외자 기업의 덕이라고 할수 있지요.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세수의 22%, 산업생산액의 28%, 수출입의 55%, 기술채택의 50%, 45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은 모두 외자 기업에서 비롯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 들어서부터 외자기업 환경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994년 외자기업에 대한 세수 우대 항목에서 부가가치세, 소비세, 영업세를 폐지시킨 것이 신호탄이었습니다. 이어 내외국기업 법인세를 통합했고, 작년말에는 외자기업의 마지막 세금 우대 항목인 도시유지보호건설세와 교육세 혜택도 폐지해 버렸지요.
세수 우대혜택 폐지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09년 말에는 노키아·모토로라·맥도날드 등 외자 기업 10곳이 세무당국의 집중 조사대상에 올랐습니다. 중국은 외자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한 심사를 엄격히 해 인수합병 문턱을 높이기도 했지요.
이밖에 중국 정부는 검열, 해킹 문제로 마찰을 빚었던 구글을 중국 시장 퇴출 직전까지 몰고 가는가 하면 최근에는 공장 증설을 요구하는 외자 자동차 업체에 대해 로컬 브랜드를 개발해야 허가를 내주겠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예전에 외자 기업 투자라면 ‘무조건 오케이’했던 중국 정부가 이제는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해 오히려 옥석을 가리 듯 기업을 골라서 투자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외자 기업은 “초국민대우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내국민대우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중국 정부에 불만을 토로했지요.
올해 초 주중미국상공회의소가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34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 70%가 “지난 1년 간 중국 사업규제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거나 악화됐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관영 언론인 신화통신을 통해 “중국 내 외자기업들은 ‘특혜시대 종언’에 불만을 품지 말고 새로운 변화에 순응하라”며 충고를 했지요. 또한 7일에는 외국계 기업의 전략적 신흥산업 투자 장려에 관한 조치를 발표해 외자의 첨단기술 투자를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어떻든지 간에 중국의 외자기업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제 외자기업도 중국 정부의 우대 혜택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중국 기업환경에 맞춰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