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여권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일 긴급 당정 간담회에서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이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당 차원에서 건의해야 한다”고 공개 제안한 이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당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일 회견을 통해 “천지개벽이 두 번 일어나도 독도는 우리 땅이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힌데 이어, 해양과학기지 설치 등 실효적 지배 강화 조치가 진행되고 있지만 “국민 정서상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비록 올 1월 ‘허위보도’란 대법원 판결이 났지만, 지난 2008년 한·일 정상회담 때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를 (교과서 해설서에) 쓰지 않을 수 없다”는 후쿠다 야쓰오(福田康夫) 당시 총리의 통보에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상당기간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여권 관계자들은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등 관련부처를 상대로 직·간접적으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국가원수의 영토권 행사란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큰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는 이유이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작년 11월 일본과 분쟁 중인 쿠릴열도를 방문한 사실을 들어 “우리도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청와대나 외교부는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외교 문제로 비화되면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려는 일본 측 의도에 말려드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독도 방문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최근 일본 대지진 당시 희생자 조문차 주한 일본대사관을 찾는 모습을 보여준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일본대사관을 방문한 건 이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성사된다면 역시 '현직 대통령 최초'란 기록을 남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