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자문형 랩은 적립식 펀드처럼 매월 일정액을 자문형 랩에 불입하는 상품으로 출시 초기 경쟁 관계에 있는 자산운용업계로부터 반발을 샀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자문형 랩 영업 가이드라인을 통해 기존 방식 판매를 막을 계획이다.
이런 계획이 전해지면서 삼성증권과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사도 적립식 자문형 랩을 팔지 않고 있다.
자산운용업계는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A운용 관계자는 "적립식 랩은 애초부터 적립식 펀드와 유사해 불만을 가졌다"며 "이번 규제는 내심 반가운 이슈"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자문형 랩이 고액 자산가 중심이었다면 적립식 랩은 대상을 일반 투자자로 넓혔다"며 "자산운용사 입장에서 적립식 펀드와 99% 비슷해져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업계는 장기투자 문화를 확산시키는 효과도 기대했다.
B운용 관계자는 "적립식 랩이 적립식 펀드와 유사한 운용 형태를 갖고 있지만 장기투자와는 개념이 다르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번 규제로 장기투자 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펀드·랩 상품간 규제 형평성도 완화할 것으로 점쳐졌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를 보면 종목당 편입비율이 자산 10%를 넘을 수 없다"며 "이밖에도 여러 제한이 있는 반면 자문형 랩은 특별한 규제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제공으로 두 상품이 서로 다른 투자자 층에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해당 업계 기대와 달리 증권가는 펀드시장 자체를 활성화할 만한 재료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C증권 펀드연구원은 "경쟁해 온 두 상품 가운데 하나가 제재를 받더라도 수혜는 극히 적을 것"이라며 "적립식 랩이 초기 단계에서 제재를 받은 만큼 반사적인 수혜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D운용 관계자도 "자산운용업계 차원에서도 적립식 랩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며 "적립식 랩 규제로 펀드시장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