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1시께 카키색 점퍼에 달린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사건 현장에 도착한 백씨는 변호인 입회 하에 사건 전날부터 있었던 상황을 재연했다.
백씨는 지난달 13일 저녁 아내와 외식을 마치고 마포구 도화동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가는 장면부터 재연을 시작했다.
집안에 들어가서는 거실, 안방, 작은방 등에서 아내와 같이 대화를 나누는 상황을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백씨가 범행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아내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한 순간부터 욕실에 시신을 옮기기까지 당시 상황을 재연하도록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백씨는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컴퓨터 게임을 하고서 잠들었다가 오전 6시41분께 집을 나서 도서관에 간 뒤 당일 오후 5시께 숨진 아내의 시신을 발견하기 직전 귀가하는 상황을 재연하는 것을 끝으로 3시간여에 걸친 현장 검증을 마쳤다.
지난달 24일 법원에서 백씨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이번주 후반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기 전까지 전문 프로파일러를 동원, 백씨의 심리를 분석하는 등 추가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