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부산에서 광명으로 향하던 KTX-산천 224호 열차가 광명역 전방 500m 상행선 일직터널에서 선로를 이탈하며 멈춰섰다. |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최근 잇따른 'KTX산천' 사고 및 오작동으로 국민들의 철도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110년 철도 강국'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
빈번하게 일어난 KTX의 사고 및 오작동 원인으로는 ▲국산화에서의 시행착오 ▲보수·관리체계 이원화 ▲코레일의 안전불감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짧은 시간에 빠르게 이뤄낸 국산화인 만큼 시행착오가 생긴다는 얘기다.
한 고속열차 전문가는 “국내 고속차량 개발경험이 짧아 현재는 차량 운영의 안정화 단계라고 보면 된다”며 “수입하던 부품을 국내에서 개발·생산하면서 개별적인 부품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들을 결합한 이후에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차량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일부 부품의 문제”라고 말했다.
더불어 인원 감축에 따른 차량 및 시설보수·관리의 한계도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2009년 4월 인력 5115명을 일괄 감축하고, 2012년까지 초과 현원을 정리하기 위해 철도내 각 분야에서 현업 인력을 줄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감축된 5115명 중 보수업무 등 시설(989명)과 전기(766명) 분야 인원이 1755명이며, 차량 담당 인원도 1203명에 달했다. 나머지 감축자 2157명은 운전 및 역무, 열차승무 업무 종사자였다. 이에 유지·보수분야 현장 인력이 부족해 점검 주기와 거리가 늘어났다는 주장이다.
전기 분야의 경우 격주마다 점검해야할 신호설비를 매월 점검하는 것으로 점검주기를 연장했으며, 무선설비와 역무자동설비 점검 역시 월 1회에서 3개월에 한 차례로 변경됐다. 차량분야의 점검도 3500㎞ 운행시 마다 점검해야 할 KTX를 5000㎞ 운행이후로 주기를 연장했고, 신형 전기기관차와 구형전기기관차도 점검 기간이 늘어났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철도 유지·보수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면서 현장과의 유기적인 의사소통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허준영 코레일 사장의 ‘안전불감증’형 발언이 확산되면서 국가 철도서비스를 담당하는 기관 전체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6일 허 사장은 대전역 지연도착 사고 이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고는 무슨… 사람이 다쳤습니까”라며 “좀 이상 신호가 들어오니까 그걸 점검하고 다시 출발한 건데 그걸 가지고 무슨 큰일 난 것 같이... 어디까지나 작은 고장인데”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전해들은 네티즌과 시민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작은 너트 하나만으로도 큰 사고로 직결되는 KTX에 작은 고장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며 “뻔뻔한 발언”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또 “현재 잔고장에 의해 잦은 사고를 내는 KTX산천을 수출하는 것은 국익을 앞세워 타 국민의 안전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