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저축銀 기습적 휴업, '영업정지' 가능성 고조

2011-02-2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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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업계, "시장혼란 가중" 비판… 부실 저축銀 자구노력 박차

(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저축은행들이 '영업정지'를 피하기 위해 자구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도민저축은행이 기습적으로 휴업 조치를 단행해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긴급 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들이 속출하는 상황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2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강원도 춘천에 본점을 둔 도민저축은행이 강원도도 내 본·지점 6개 영업소에 대해 휴업에 돌입했다.

예금인출 사태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도민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8%까지 증자를 마치고 우량한 저축은행으로 거듭난 이후 영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7일부터 지난 21일까지 도민저축은행 6개 본·지점을 통해 인출된 예금은 318억원 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21일에는 예금자들의 불안 심리가 가중되자 하루 동안 188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가 저축은행중앙회로부터 지원받은 201억원의 긴급자금까지 소진될 위기에 처했다.
 
도민저축은행이 사전 통보 없이 휴업 조치를 취하면서 예금자들은 극도의 혼란에 휩싸여 있다.

전날 대기번호표를 받고 이날 아침 다시 저축은행을 찾은 고객 100여 명은 은행 측의 조치에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권모(72·춘천시)씨는 "어제 예금자들이 너무 많아 오늘 오전 9시15분 다시 방문해 달라는 대기번호표를 받아들고 왔는데, 휴업이라니 황당하다"며 "아무런 통보 없이 하는 휴업은 고객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고객인 김모(58·여)씨는 "아무리 선량한 예금자 보호를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이건 너무한 것 아니냐"며 "내 돈을 찾고자 밤새 마음 졸이며 은행을 찾은 서민들의 고통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금융당국은 휴업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도민 저축은행이 실제로 유동성이 부족한지 등을 파악한 뒤 추가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도민저축은행이 예금인출에 대응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 만큼 추가적인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축은행권은 이번 휴업 사태로 업계의 신뢰도가 더 하락할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일로 일각에선 '부산발' 저축은행의 예금인출 사태가 강원지역으로 이어지진 않을 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법상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위해 자체 휴업을 결정한 것은 문제될 것은 없지만 현 상황에서 고객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소지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휴업 조치는 예금자들의 불안감을 높일 수 있어 일단 다시 문을 열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민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BIS비율이 5% 미만인 새누리·우리저축은행 등은 영업정지를 피하기 위한 자구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누리저축은행은 대주주인 한화그룹이 전날 3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우리저축은행도 대주주인 우신종합건설이 120억원에서 많게는 200억원까지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영업정지를 당한 보해저축은행은 모기업인 보해양조가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보해양조는 보해저축은행에 대해 지난 8일 32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다음달까지 740억원을 추가로 증자할 계획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보해저축은행이 영업정지 기간 내에 영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자구노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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