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없어진 피카소 '비둘기와 완두콩' 피카소는 유명작가였던 만큼 도난범들의 표적이 돼왔다. |
지난해 연말엔 100만 달러 상당의 미술품이 미국 뉴욕의 한 아파트에서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도둑은 뉴욕시의 한 아파트에 복도 벽을 뚫고 침입, 유명 팝아트 작가인 앤디워홀과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과 보석, 귀중품 등을 훔쳐 달아났다. 워홀의 판화 작품 ‘카무플라주(Camouflage)’ 리히텐슈타인의 ‘누드를 생각하며(Thinking Nude)’ ‘달 표면(Moonscape)’ 등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이 모여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희대의 도난사건이 종종 발생했다. 지난해 5월 프랑스 국립현대 미술관에 걸려있던 피카소의 ‘비둘기와 완두콩'(그림)과 마티스의 ’전원’, 모딜리아니의 ‘부채를 든 여인’ 등 명작 다섯 점이 하룻밤 새 사라진 것. 도난당한 미술품의 가치는 5억 유로, 한화로 7500억 원에 이른다. 그림 도난사건 가운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범행수법도 가지가지다. 이 범인은 복면을 쓰고 자물쇠와 유리창을 부수고 잠입, 그림을 오려내지 않고 틀에서 분리해 원작을 훼손하지 않고 훔치는 여유와 대담함을 보였다. 보안시스템과 세 명의 근무자가 계속 미술관에 상주해 있었는데도 그 감시망을 어떻게 용케 뚫었는지 궁금증은 증폭되어만 갔다. 프랑스 경찰은 미술관을 폐쇄조치한 뒤 수사를 벌였지만 도난당한 그림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하다.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도 도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1911년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난당한 뒤 2년 뒤 이탈리아의 한 화랑에서 회수됐다.
도난당한 미술품을 찾기 위해 각국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스페인 국립경찰은 지난 몇 년 간 도난당한 파블로 피카소·앙리 마티스·렘브람트 판 레인·벨라스케스·반 고흐·폴 세잔·호아킨·소로야 작품의 공개수배 영상을 배포했다. 이들 도난 작품은 주로 암시장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카소의‘완두콩을 문 비둘기’, 마티스의 ‘목가’, 렘브란트의 ‘갈릴리 바다의 태풍’ 반 고흐의 ‘붉은 양귀비꽃’ 등이 추적선상에 올라있다. 이 작품들 중에는 도난당한지 20년도 더 된 작품들도 있지만 명화를 되찾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끝이 없다.
스페인은 둘씨네아라는 이름의 DB를 구축, 지난 20년 간 도난당한 회화 조각 건, 고고 유물 등 8000여 점에 관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영국도 ‘The Art Loss Register’를 통해 도난미술품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도 있다. 지난 2007년엔 프랑스 파리에서 도난당한 피카소의 작품 ‘인형을 안은 마야’와 ‘재클린의 초상’ 두 점을 찾는 데 성공했다. 또 도난당했던 피카소의 또 다른 스케치 작품 ‘21살의 마리-테레스’도 회수돼 피카소의 유족 품으로 돌아갔다. 피카소는 유명 작가였던만큼 도난범들의 표적이 돼왔다. 시대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89년엔 피카소의 손녀인 마리나 피카소의 집에서 시가 1700만 달러에 달하는 작품 12점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으며 이후 이들 작품 모두 회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