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헤런은 1937년부터 20년 간 베르메르의 작품을 위작했다. 메이헤런의 덜미를 잡은 것은 화학분석기계였다. 이 그림은 메이헤런의 위작으로 판별된 그림. |
(아주경제 오민나 기자) 한 때 한국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 있었다. 박수근의 '빨래터’위작 논란이다. 45억2000만원에 낙찰돼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작품이라 더욱 관심이 집중됐었다. 위작 논란이 불거지자 작품을 구입했던 해당 옥션은 곧바로 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 감정을 의뢰했고, 협회 부설 감정연구소는 진품으로 판정했다. 그러나 위작 의혹은 끊이질 않았고 결국 법정공방과 과학감정 논란으로까지 치달았다.
이렇듯 소위 ‘짝퉁 그림’ 논란이 있을 때 늘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것이 화학분석기계다.
화학분석기계는 물질의 화학적인 성질을 이용해 물질의 성분과 성비를 알아내는데, 조사할 물질에 따라 고안된 기계가 현재 수십 종에 이른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그림에도 나이가 있다는점이다. 그림의 나이를 알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탄소연대측정’이다. 이는 동식물 어디에나 포함된 성분인 탄소의 특수 성질을 이용한다.
아직까지는 정확성 면에서 다소 불안정하지만, 과학 기술 향상으로 오차 간격이 많이 줄어들었다.
최근 이탈리아 토리노의 한 성당에 있는 예수의 수의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밝혀내는 것도 바로 방법을 사용했다. 결과는? 안타깝게도 예수가 죽은 이후 100년이 훌쩍 넘었을 때 만들어진 가짜로 밝혀졌다.
다빈치의 모나리자처럼 나무 패널에 그려진 작품이라면 나무의 나이테를 이용해 작품의 나이를 가늠하기도 한다. 나이테를 보면 밝은 색과 그보다 더 어두운 색의 동그라미가 반복돼 있다. 밝은 색 부분은 여름철에 자란 부분이라 폭이 넓고, 어두운 쪽은 가을에 자란 부분이라 동그라미가 좀 더 얇다. 과학자들은 나무가 기후나 지역에 따라 나이테의 모양도 달라진다는 것을 감안해 나무의 나이를 알아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과학자들은 수많은 나무의 나이테를 조사해서 컴퓨터에 저장하고 분류해 일종의 ‘나이테 지도’를 만들고,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나무조각을 조사한 뒤 언제 어느 지방의 나무인지까지도 알 수 있다.
<자료제공: 손주리 '명화속과학체험전'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