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옥 회장 "물가 널뛰기…원가·유통 구조부터 개선해야"

2011-01-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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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국내 물가대책의 실마리를 원가와 유통 구조의 개선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재옥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사진)은 지난 20일 기자와 만나 "소비자물가의 상승 폭을 키운 것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업체의 과도한 상품값 인상과 유통업체의 불필요한 마진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가와 유통 과정에서의 발생하는 고질적 병폐를 도려내지 않고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유통업체의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원재료 인상 시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는 반면 원재료가 인하될 때는 '요지부동'으로 일관한 탓에 매년 생필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제조·유통업체가 과도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이 지적이 시장논리에 어긋난다는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그는 "국제유가 등 원재료 매입분을 반영하되, 물가 상승기에 너도나도 가격을 올리는 편승인상과 필요 이상으로 가격을 올리는 과다 인상을 자제하라는 것"이라며 "이를 기업이 챙기는 정당한 수익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라고 못박았다.

민간기업의 고통 분담과 물가안정 동참 노력에도 회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협의회에 따르면 음료업체가 최근 설탕값이 10% 가량 올랐다는 이유로 제품 가격을 평균 6% 올렸다. 하지만 음료 원가에서 설탕이 차지하는 비중은 4.5% 불과해 설탕가격이 10% 오르더라도 전체 원가부담은 0.45%밖에 늘지 않는다. 즉, 제품 값을 0.45%만 올리면 원가 상승분을 만회할 수 있는 데 과도하게 가격을 올려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난해 포장재 품목인 호일의 원재료 가격이 전년대비 10% 내려갔지만, 소비자 가격은 무려 16%나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맥주는 지난해 22.3원/g으로 전년(24.8원/g)에 비해 10% 떨어졌지만, 소비자가격은 전년의 102.1원보다 2.6% 상승한 104.7원(50㎖ 기준)으로 책정했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밀가루의 경우 아직 원재료 매입분이 제조에 투입되지 않았는데도 관련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회장은 정유사들이 가격 왜곡 의혹을 벗어나려면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별 생산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유사들이) 국제 유가 상승 시 석유값을 올리는 것이 하락할 때 내리는 것보다 더 크고 빠르게 진행하는 가격의 비대칭성을 보이고 있다"며 "제품 원가를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인 탄력세율과 관련, "현 시점이 탄력세율을 적용해 기름값을 낮출 때"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석유제품 원가 추이와 주유소의 판매 마진 등을 정밀 조사한 전례가 없었다. 시민단체가 석유분야 모니터링을 꾸준히 해왔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자체 평가한 뒤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소비자의 권익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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