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黨‧靑 ‘집안싸움’, 책임은 누가 지나

2011-01-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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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 기자.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두루미는 날마다 미역 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다.”
 
 역대 처음으로 인사청문회도 하기 전에 사퇴의사를 밝힌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는 12일 후보직을 물러나면서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은 모두 “정치적 이해”에 따라 왜곡된 것이며 자신의 사퇴 역시 “정치 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찌됐든지 그가 ‘하얀 두루미’인지 ‘까만 두루미’인지 밝힐 기회는 결국 사라졌다.
 
 “청문회 없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재판 없이 사형 선고를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그의 주장처럼 철저한 인사검증이 부족한 상태에서 개각을 단행한 청와대나 청문회의 과정도 거치기 전에 자진사퇴를 촉구한 여당 모두 책임을 면하기 힘들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책임공방에 빠져 있을 동안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는 확산 속도를 더욱 키울 것이기 때문이다.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충북지역까지 번지며 50일 가까이 축산농민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있고, 충남에서 발생한 AI도 경기지역을 넘어 전남지역까지 번지며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설을 앞두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도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더 큰 문제는 눈앞에 있는 시급한 문제를 놔두고 국민의 눈과 귀마저 온통 여권의 ‘권력 투쟁’이라는 실체 없는 싸움에 쏠린다는 것이다.
 
 정 후보자의 사퇴 이후 청와대는 신속하게 ‘후보자 찾기’에 들어갔고 여당은 입을 닫고 청와대 눈치를 살피며 ‘집안싸움’의 뒷수습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대선을 2년이나 남겨둔 지금,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집안싸움’을 지켜봐야 할이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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