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올해부터 학자금 대출을 신청하는 대학생 중 자격 요건이 맞는 2학년 학생들은 ‘든든학자금(ICLㆍ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만 신청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선택권은 없는데 깐깐한 대출자격 요건들은 그대로여서 학생들의 외면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취업 후 원리금을 상환하는 ‘든든학자금’ 대출 실적이 올해도 여전히 어두울 전망이다.
시행대상을 2학년으로 확대한 것은 그간 대출 실적이 좋지 못한 데 따른 것.
든든학자금은 지난해 1학기에 처음 시행했으며 신입생 신청자에 국한해 '반 강제적'으로 신청하게 해왔다.
실제로 교육과학기술부 집계 결과 지난해 든든학자금 대출 신청인원은 1학기 10만9426명, 2학기 11만7168명이었다. 두 학기 모두 20만명을 훌쩍 넘긴 일반상환학자금 대출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대출액 또한 1학기 4240억원, 2학기 4038억원으로 일반상환 대출에 반해 한참 적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한국장학재단 여신기획부의 김형진 팀장은 "애초에 전체 대출의 50%로 잡은 예상 수요가 너무 컸던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부모가 자녀 학자금을 대신 내주는 경우가 80%를 차지하는데 이러한 문화적 배경 때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정작 학생들이 이를 회피하는 주된 이유는 높은 금리와 이자율, 까다로운 대출자격 요건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가 실시한 지난해 상반기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 300명은 든든학자금의 문제점으로 고금리·저소득층 이자지원 없음·거치기간 후 복리이자 등을 꼽았다.
현재 학자금 대출금리는 △지난해 1학기 5.7% △지난해 2학기 5.2%에 이어 올해 4.9%로 추가 인하된 상태이다.
반면 상환 시부터 붙는 복리 이자 부담이 큰 데다 △소득분위 7분위 이하 △직전학기 성적 80점(100점만점) 이상 △직전학기 12학점 이상 이수 등 까다로운 자격요건은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라 올해 대출 실적이 늘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의 안진걸 팀장은 "비약정과 나이제한(35세), 성적과 소득기준 등 과도한 자격 요건으로 대출을 아예 받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며 "정부의 올해 이용자 예상치는 23만5000명이나 되지만 결국 올해도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