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의 중국이야기 8-1> 티베트로 떠난 춘제(春節 설)’ 여행

2011-01-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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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중국인들의 희로애락--‘춘제(설)’

8 중국인들의 희로애락--‘춘제(설)’

중국에서 춘제(春節 설)로 부르는 음력 설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중국에서의 춘제는 홍역이다. 교통대란과 제수용품 물가를 생각하면 고통스런 홍역이고, 그리운 사람끼리 함께하는 축제에 무게를 두면 들뜬 홍역이다.

춘제 맞이 교통운수 (기차)특별 대책을 중국에서는 춘윈(春運)이라고 한다. 올해(2011) 춘윈은 1월 19일 시작해서 2월 27일 종료된다. 봄을 맞기 위해서는 매년 피할수 없는 홍역의 시간이 또 다가온 것이다.

어느 나라할 것 없이 명절은 그 나라 민족 문화의 정수라고 할수 있다. 각기 고유한 전통 문화 관습, 사람들의 의식구조, 생활 정서를 명절 만큼 잘 표현하고 있는 것도 드물다.

문화대혁명때만 해도 봉건 유습을 타파한다며 선조들의 문화 유산을 깡그리 때려부쉈던 중국이 최근 ‘전통 바로 세우기’ 캠페인이라도 하듯 옛것을 부활시키데 혈안이어서 흥미롭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유적지가 전설과 야사의 힘을 빌어 하루아침에 그럴듯한 옛 모습으로 부활하고 있다. 청명절과 단오절 중츄제(中秋節 추석)는 그동안 명목뿐인 명절이었으나 지난 2008년부터 갑자기 주말 휴일을 낀 사흘간의 연휴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대신 신중국 공산당정권초기 부터 장기 황금연휴로 기념해온 ‘우이 랴오둥제(5월 1일 노동절)’를 단기 연휴로 단축했다. 봉건시대의 산물인 전통 문화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입장에 어떤 변화가 일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제력과 국력 향상에 맞춰 지구촌 사회에 문화적 긍지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공연때도 소재를 온통 5천년 전통 문화에 관한 내용으로 채운 바 있다.

중국의 최대 전통 명절은 춘제다. 중국에서 춘제는 일주일을 쉬는 단순한 명절이 아니다. 춘제는 중국 전통 문화의 집적물과 같은 것이며 중국인들은 춘제를 중화민족의 대 축제일로 여긴다.

중국내에서도 설 명절, 즉 춘제를 쇠는 방식은 56개 소수민족, 또는 각 지역별로 각양각색이다. 중국 체류도중 모두 3차례 한족과 소수민족 가정에서 숙식을 하며 설을 쇴는데 이는 중국의 내면을 한 꺼플 더 깊이 엿볼 수 있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지난 2005년 춘제 하루전인 2월 8일. 오전 9시 베이징발 시짱(西藏 티베트) 라싸행 비행기는 11시 30분께 중간 환승 기착지인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공항에 내렸다.

청두에서 환승한 비행기는 오후 1시 다시 라싸로 출발했다. 이륙하자마자 갑자기 고도가 높아지더니 기체 아래로 무인지대의 황량한 잡석의 갈색산이 눈에 들어왔다. 옆좌석 승객은 하얀 수염을 가진 시짱 노인이었는데 따스하고 선량한 미소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시간 반이 지나자 비행기가 구름바다를 통과하면서 마치 추락이라도 할듯 심하게 요동을 쳤다. 언듯언듯 고원지대의 설경이 눈에 띄고 고도가 높아졌음인지 누군가의 짐속에서 과자 봉지가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라싸공항 상공에 왔다는 기내 방송이 나온 뒤에도 10여분 동안 비행기는 한동안 계속 공항 상공을 선회했다. 몇바퀴를 더 돈 뒤 마침내 우리 비행기는 청두에서 환승한 지 2시간 10분만에 해발 3000m가 넘는 고지대의 라싸 공항에 착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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