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동양그룹에서 대주주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신설 계열사 미러스가 내부거래를 1년 만에 1600% 이상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러스는 작년 5월 설립돼 계열사 자재구매대행과 화장품 도ㆍ소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그룹에서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은 계열사를 보면 대부분 오너 소유인 만큼 미러스도 유사한 지분구조를 가졌을 것으로 증권가는 추측했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러스는 작년 계열사와 상품ㆍ용역거래 공시 기준으로 동양메이저ㆍ동양레저ㆍ누보쉐프ㆍ동양게임즈 4개사로부터 모두 187억2500만원 규모 매출을 올렸다.
미러스는 올해 동양메이저ㆍ동양시멘트 2개사에 전년보다 1635.84% 증가한 3250억3600만원어치 상품ㆍ용역을 공급할 예정이다.
다른 계열사가 추가로 내부거래에 나설 경우 이 수치는 늘어날 수 있다.
미러스가 시멘트업체인 동양메이저나 동양시멘트에 어떤 상품ㆍ용역을 제공하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별 매입액은 동양메이저 1834억원과 동양시멘트 1416억3600만원 순으로 많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동양메이저는 작년 3분기 말 기준 전액자본잠식 상태다. 코스닥에 속한 동양시멘트는 같은 시기 순손실 113억400만원을 냈다.
동양메이저는 연말까지 분기마다 458억5000만원씩 모두 1834억원어치 상품ㆍ용역을 미러스로부터 사들이기로 했다. 이는 전년대비 930% 이상 늘어난 액수다. 동양시멘트와 내부거래는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현재현 회장이나 부인 이혜경씨, 자녀 승담ㆍ정담씨가 미러스 지분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쳐졌다.
현 회장 일가 지분이 50% 이상인 계열사는 동양그룹에서 동양레저뿐이다.
동양에이앤디(10.00%) 동양메이저(17.78%) 동양시스템즈(10.18) 동양온라인(6.70%) 4개사도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20% 미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른 상당수 대기업그룹에서는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를 통해 내부거래를 확대하면서 경영권 강화ㆍ승계 재원을 마련하는 추세"라면서 "미러스가 현 회장 일가 소유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러스는 자본금 20억원으로 설립돼 올해 이보다 160배 이상 많은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자회사로 지분 70%를 가진 화장품제조업체 미러스생활건강을 두고 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미러스는 계열사 소모성자재 구매를 전담 대행하기 위해 만든 회사"라면서 "회사가 일정 수준으로 커질 때까지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통해 대부분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러스가 비상장회사인 만큼 대주주를 밝힐 이유는 없다"면서 "아직 작은 회사인 만큼 추가 출자를 받은 뒤 공식적인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