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2011년의 중국'과 대한민국

2011-01-26 16:28
  • 글자크기 설정
‘중국은 무엇이며 중국인은 누구인가. 중국은 어디로 갈것인가. 중국은 계속 번영하나 몰락하나. 중국의 부상은 세계에 어떤 의미인가.’ 신묘년 새해 벽두부터 지구촌에 중국 신드롬이 일고 있다. 세계 유력 매체와 전문가들은 마치 경쟁을 하듯 ‘중국’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나섰다.

중국의 영향력이 그만큼 강대해졌다는 방증이다. 미국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FP) 신년호는 "중국 부상에 따라 세계질서에 미국 일방의 지배체제가 다시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마디로 G2의 한축인 미국의 몰락을 예언한 것이다.

이에 앞서 하버드대 니얼 퍼거슨 교수는 작년말 한 신문 기고문에서 "500년 서방우위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세계는 이제 중국 중심시대로 재편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때맞춰 골드만 삭스는 중국 경제가 2027년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유력 기관과 인사들의 예언처럼 중국이 세계사의 중심무대에 우뚝 서는 중국시대가 또 한 발짝 바싹 다가온 느낌이다. 이는 중국과 역사및 현재적으로 아주 특별한 관계인 우리에게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한다. ‘2011년의 중국은 도대체 (우리에게)무엇인가.’

우리 대한민국과 신중국은 수교 20년만에 불가분의 공고한 관계로 발전했다. 중국의 정치 외교행위, 경제정책, 심지어 사회 문화현상 하나하나는 우리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중국이 세계 중심국가로 부상하는 시대에 우리가 맞딱뜨린 변화상이다.

중국은 올 한해 2012년 열릴 당 18차 전대회(18대·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준비로 바쁠 것이다. 18대를 통해 등장할 시진핑 차기 지도부는 이전의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장쩌민과 후진타오 정권과 성향이 판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차기 지도부의 성향과 특성은 서방 세계 최대 관심거리다.

외부 세계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단지 '부가오싱(不高興 싫다)'이라고 말하는 단계를 지났다. 환율전쟁이나 영토분쟁 등에서 그랬던것 처럼 대외정책에 점점 공격성이 짙어지고 있다. 더 나가 중국은 이제 자기 구미에 맞게 세상을 조정하려 한다. 류사오보 노벨평화상 시상식 때 각국에 노골적으로 참가 보류 압력을 행사했는데 마치 이는 세계에 줄서기하라고 호령하는 것으로 비춰졌다.

현재 국가 부주석인 시진핑은 지난해 10월 "항미원조(抗美援朝 6.25전쟁)는 (미국과 남한의)침략에 항거한 평화보존과 정의의 전쟁"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개진했다. 비록 6.25전쟁에 대한 중국의 기본 인식이라 해도 남한의 입장과 한중간 전략적 관계를 고려한다면 적절치 못한 발언이 아닐수 없다.

이런 태도라면 자신들의 비위에 맞지 않을 경우 한국과 맺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도 어느 순간 헌신짝 처럼 내팽개 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경제분야에서 중국은 한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간절히 원하지만, 한편으로는 '마늘과 휴대폰' 사태 때 그랬듯 수 틀르면 한판 '전쟁'도 불사한다는 태도다.

베이징의 한 서방외교관은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이웃 세계와 더 많은 충돌을 빚게 될 것"이라고 기자에게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다음 지도부에 가면 중국은 보다 노골적으로 패권을 추구하게 될 것이며‘스우지단(肆無忌惮 제멋대로 방자하게 전혀 거리낌 없음)’하는 자세로 외부세계를 상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굴기에 대응하느라 서방 세계가 올해들어 유난히 요란스럽다. 미 일등에선 정부나 민간차원의 중국 싱크탱크가 총동원돼 중국 변화의 미세한 부분까지 진단 예측하고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미국은 G2의 일원으로서 최소한 중국에게 일국 지배체제의 권좌를 내주지 않기 위해 골몰하고 있고, 일본도 가공할 중국 위협을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하느라 바쁜 표정이다.

각 분야에 걸쳐 중국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중국 굴기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도 높아지고 있지만, 이런 시류 변화에 대한 우리 의 대응은 너무 안일한 것 같다. 정부는 지난 연말 중국연구센터라는 기구를 출범시켰다. 설립 자체는 중국을 알아야한다는 좋은 취지에서 비롯된 것 같은데 조직 자체가 너무 왜소하다. 딱 우리정부의 대중국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국제국 중국뉴스부 최헌규 기자 chk@ajnews.co.kr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