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우 기자. |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찰스 그래즐리 공화당 상원의원이 구제금융으로 보너스 파티를 한 월가 임원을 향해 한 말이다.
투자는 본질적으로 고수익을 얻기 위한 데 목적이 있다. 보다 높은 성과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선뜻 돈을 맡길 투자자는 없다.
코스피가 작년 2051.00로 한 해 거래를 마쳤다. 연종 최고치로 증시를 마감한 것이다. 코스피 상승률은 작년 21% 이상이다.
이에 비해 자산운용업계는 작년 내내 속을 태웠다. 19조원 이상이 순유출됐다.
투자자는 금융위기 당시 급락한 펀드 수익률이 반등하자 원금 회복과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환매를 지속했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자 사이에 펀드불신이 팽배해진 탓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펀드불신은 운용업계가 스스로 야기한 결과다.
고객 돈으로 수익을 내야 하기에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반토막, 네토막 손실을 입은 펀드를 지켜본 투자자는 똑같은 상품에 믿음을 가지기 쉽지 않다.
물론 펀드매니저나 회사 입장도 있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이용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금융위기로 문을 닫은 미국 투자사인 베어스턴스 전 최고경영자는 "어떤 조치를 취했어야 직면한 상황을 바꿀 수 있었을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2008~2009년 손실을 이처럼 금융위기 탓으로만 돌려도 될까.
그렇다면 금융위기에 앞서 발생했던 막대한 이익이 누구 덕분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저조한 작황이 나쁜 날씨 탓이라면 맑을 때 어마어마한 수확은 누구 덕이냐는 이야기다.
국내 운용업계도 금융위기 당시 급락했던 수익률에 눈물짓던 투자자에게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
1월이면 투자자에게 제공될 운용보고서에 진심어린 편지 한 통이라도 넣어보는 것은 어떨까.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신뢰와 어려움을 토로하는 솔직함을 느낄 수 없다면 투자자도 마음을 돌리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