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은 이같은 경제 전망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에는 중소기업 및 전세자금 대출에 주력하고 하반기 들어서는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시설자금 대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국내 경제는 상반기까지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 들어 회복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용우 산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경기선행지수가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 둔화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하반기에는 수출과 민간소비가 살아나면서 경기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우량 중소기업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보증기관과 연계해 내년 1월부터 중소기업 보증료 지원 및 보증부대출 판매에 나선다. 두 은행이 책정한 대출 규모만 7조8850억원에 달한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팀장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위축됐지만 내년에는 은행 간 영업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중소기업 대출도 증가할 것”이라며 “연간 6% 가량의 대출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전세난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은행과 농협 등 6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2조5000억원 가량 급증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년 봄 이사철을 전후로 전세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전세자금 대출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다른 여신운용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면 운전자금보다는 시설자금 대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정 팀장은 “하반기 들어 경기 회복이 이뤄지면 중소기업도 설비투자를 늘릴 유인이 생기게 된다”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시설자금 대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주택담보대출도 확장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매매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고 투자심리도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분양 물량이 감소하고 있어 매매 거래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14조원 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내년에는 지난 2009년(22조7466억원)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시장은 바닥을 다지는 중으로 내년에는 다소 나아지겠지만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월평균 2조원 가량 늘어나 전체적으로 24~25조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