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3차원(3D) 기술이 내년에 실생활에 본격적으로 도입돼 소비패턴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신의 신체 치수에 맞춘 가상인물인 이른바 '아바타'를 통해 옷을 입어보고 구매를 결정케 함으로써 반품에 따른 생산비와 물류비를 대폭 줄이는 유통시장의 대변혁이 예상된다.
27일 지식경제부 미래생활섬유과에 따르면 정부는 '아이패션(i-Fashion) 의류기술센터(이하 아이패션)'를 중심으로 대기업 의류회사, 망사업자와 3D 스캐너를 의류시장에 도입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정부는 2006년부터 총 50억원을 투자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3차원 영상을 통해 자신의 신체 치수와 색상 선호도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골라 주문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추진, 현실화를 앞두고 있다.
박창규 아이패션 의류기술센터 센터장은 "수요기업 창출, DB 구축, 인터넷망 사업 등의 절차가 이대로만 진행되면 3~5년 안에 패션 관련 유통산업 트렌드가 대대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개인정보는 이동식 칩이나 카드에 담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패션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일모직, 코오롱과 함께 시범사업을 펼쳐 관련 업체와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의류업체들도 매장에 3D 보디스캐너를 설치, 고객이 직접 자신의 신체 치수를 측정하고 온라인에서 아바타를 만들어 옷을 입혀 보도록 하면서 사업성을 테스트해 왔다.
제일모직과 함께 시범사업을 진행했던 박용수 아이패션 수석연구원은 "당시 FUBU라는 브랜드에만 론칭했는데 고객들이 브랜드 종류가 이것밖에 없느냐며 아쉬움을 보였다"면서 "신세계 백화점의 ELORD라는 코오롱 매장에서도 역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지금 몇몇 대기업과 사업성에 관해 토론하고 있지만 회사를 밝힐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고객이 직접 자신의 신체 치수를 측정해 공공정보(DB)로 저장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맞춤 의류시장은 어마어마하게 커질 전망이다. 이미 상용화된‘맞춤형 골프장갑’이 좋은 예다. 골프장갑은 특성상 손에 꼭 맞아야 하기 때문에 골퍼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3D 스캐너를 통한 신체 치수 측정기술은 우리나라가 세계 1위라고 할 정도로 완성단계에 있다. 맞춤장갑을 제외하고 상용화는 더딘 편이지만 조만간 온라인 유통시장에 대변혁을 몰고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정부와 의류업체들은 아바타로 온라인 쇼핑하는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SK텔레콤 등 통신망 사업자들과 연계해 개인별로 측정한 신체 치수를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아울러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개인별 신체 변화에 따른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