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재래시장 상인들 "연말특수가 뭐예유?"

2010-12-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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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수색시장. 찾는 사람들이 없어 한적한 모습이다.

(공동취재팀) #성탄절을 앞둔 24일 오후 5시쯤 찾은 종로구 창신시장 안은 한적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추운 날씨 탓인지 거리를 오고가는 발길이 드물었다. 상인들 대부분은 가게 안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난로를 쬐는 모습이었다. 밖에 진열해 놓은 과일 상자를 정리하며 일찍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는 가게주인도 눈에 띄었다.

#25일 오후 이마트 신용산점. 가족끼리 나온 쇼핑객들이 삼삼오오 구입한 물건을 카트에 가득 담아 계산대 앞에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 장난감과 집에서 오붓하게 요리할 식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햄버거 등 패스트 푸드를 파는 음식점은 중고등 학생들 무리와 초등학생과 같이 나온 가족들로 붐볐다.
국내외 경기 회복세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성탄연휴 기간 대형마트는 매출 증가로 미소를 짓는 반면에 재래시장은 인적이 뜸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 경쟁력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한파까지 겹쳐 재래시장 분위기는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반면에 대형마트에는 평일에 비해 두 배 가량 많은 손님들이 몰려들어 재래시장과 대조적이었다. 올해 대형마트는 성탄절 특수를 맞아 소비자들이 지갑을 크게 열고 있었지만 재래시장은 한파까지 겹쳐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주경제가 지난 24~25일 성탄절을 맞아 청량리 재래시장과 동대문 창신시장을 비롯한 수도권 8개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동향을 조사한 결과 재래시장은 평소보다 더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수색시장을 비롯한 일부 재래시장의 경우 문을 연 점포가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청량리 재래시장 상인 이국현(56) 씨는 “성탄절이나 연말 특수는 재래시장과는 상관없는 얘기”라며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주부 등의 단골 손님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경동시장에서 과일을 판매하는 오 모씨는 “오늘같이 추운 날 누가 시장을 오겠느냐”며 “성탄절에 과일 같은 것을 선물하는 풍토가 아니란 것을 알기 때문에 오늘 같은 날은 장사를 포기한다”고 푸념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연말마다 조개구이용 조개를 찾는 손님들이 대거 몰려들지만 이번 겨울에는 이런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락시장의 김 모 상인은 “성탄절이 횟집에는 대목이었는데 올해는 너무 한산하다”며 "시장 전반적으로 내방 손님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래시장의 매출은 해가 다르게 감소하고 있다. 8개 재래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30~50% 가량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물가가 오르며 도매가마저 상승해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형마트의 매출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할인점인 이마트 올해 월별 매출 신장률은 지난 1월 마이너스 2.9%로 떨어진 이후 플러스로 전환해 뚜렷한 회복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매출 증가율은 39.8%까지 치솟았고 이후 평균 6.4% 정도 유지하다가 10월과 11월 각각 4.6%, 5.3%를 기록했다.

서울 신용산점 이마트 관계자는 “작년 이맘 때보다 손님들이 2배가량 늘었다”며 “작년에는 매장이 전체적으로 한산했는데 올해는 와인이나 완구품 등의 매장에 손님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와인매장에서 남자친구와 와인을 고르고 있던 김지영(26세)씨는 "이곳에서 와인 전품목을 20% 할인한다고 해서 왔다"며 "특별히 크리스마스라고 온 건 아니고 일단 한 곳에서 다양한 물건을 비교해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어 대형마트를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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