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의 군사훈련 앞에서 주춤하는 듯이 보이지만 무서워서라기 보다는 냉철한 전술적 면모를 보인 것이라고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가 22일 주장했다.
러시아 출신의 북한 전문가인 란코프 교수는 이날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북한이 반드시, 머지않아 도발할 이유(Why North Korea will inevitably strike again,and soon)'라는 글을 기고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의 단호한 태도와 군사력 사용 의지 앞에서 주춤했다는 것이 한국의 여론"이라면서 "한국은 자축하고 조금은 호전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북한이 선언한 보복이 실제 발생할 경우 한국군이 맹렬히 대응할 것으로 생각하고 의사결정권자들도 강경한 입장이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런 인식은 착각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등 올들어 감행한 2차례의 불시 도발에서 보듯 자신이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갑작스럽게 강력히 공격하기 위해 상대가 선택한 불리한 조건에서의 싸움을 피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은 뭔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긴장을 고조시키고 이를 완화하는 대가로 양보를 이끌어낸다"면서 "중국 일변도의 지원을 한국, 미국 등으로 다각화하는 것이 지금의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란코프는 교수는 한국 정부가 북한에 굴복할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고, 한국의 강경 정책이 한층 힘을 얻고 있기 때문에 향후 수개월 안에 북한이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과 장소에서 추가도발이 있을 것이 확실하다고 예상했다.
그럴 경우 한국 정부가 강력히 응징하면 전면전 보다는 제한적인 교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훨씬 크지만 북한은 교전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을 바라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자제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그는 충고했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의 추가도발이 조만간 발생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한국이 억지력의 승리에 도취돼 추가도발에 과잉대응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글을 맺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