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이슬람 단체들은 대회 중 광적 축구팬인 훌리건들의 음주 난동이 경건한 이슬람 현지 분위기를 해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카타르 정부가 대회기간에 한해 특별구역을 지정, 축구팬들의 음주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음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알려지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카타르 문화부 산하 `파나르' 이슬람센터 간부 이자즈 아흐마드는 6일 아랍에미리트(UAE) 일간지 `더 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 술을 마시면 안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며 "즐거움을 위해 술의 영향 아래 있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회가 열리는 기간이 여름이기 때문에 축구팬들의 복장에 노출이 많을 것이라는 점도 고민거리다.
카타르 현지인들은 얼굴과 손만 보이도록 하는 이슬람 전통 의상을 입지만, 월드컵 기간에는 웃통을 벗고 활보하는 남성 축구팬이나 핫팬츠 차림의 여성 관중들이 즐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자즈는 "카타르는 여전히 매우 보수적인 국가"라며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는다면 이는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나르 이슬람센터는 아예 월드컵 대회기간에 사우디 아라비아 메카로 성지순례를 떠나는 것도 훌리건들의 소동을 피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이자즈는 "월드컵 때 무슬림이 꼭 카타르에 머물러야 할 필요는 없다"며 "대회 기간에 사우디 메카로 성지순례를 가는 것도 월드컵 개최에 따른 소동을 피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