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승용차의 대미 수출이 급격히 증가할 경우 미국은 15년간 특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마련키로 했다.
한국은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철폐 시기를 2014년에서 2016년으로 2년 연장키로 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외교통상부에서 이런 내용의 한·미 FTA 추가협상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한미 FTA는 서명 이후 3년6개월간 진통을 겪다가 다시 의회 비준 절차를 밟게 됐다.
김 본부장은 "이번 합의는 자동차 분야에서 일부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다른 분야에서 우리의 요구를 반영해 전체적으로 이익의 균형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김 본부장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30일부터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 컬럼비아의 한 호텔에서 FTA 협상을 벌인지 4일만인 3일(현지시간) 최종 타협점을 찾았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모든 승용차를 대상으로 관세를 협정이 발효된 4년 뒤 5년째 되는 해에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3000cc 이하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발효 즉시 관세를 철폐하고 3000cc 초과 승용차는 3년 내에 철폐키로 했던 기존 FTA 합의 내용을 수정하자는 미국의 요구를 우리 측이 수용한 것이다.
또 수입 자동차 안전기준에서도 미국 측 요구를 받아들임에 따라 한국에서 연간 2만5000대 미만 판매되는 미국산 자동차는 미국에서 안전기준만 통과하면 별도 제약 없이 한국 수출이 가능해졌다.
한미 양국은 2007년 협정문에 없었던 자동차와 관련된 특별 세이프가드 규정도 신설했다.
우리 측의 요구사항인 돼지고기 관세는 당초 협정에서는 2014년까지 철폐하기로 했으나 이를 2년 연장했다. 이로써 미국에서 수입하는 돼지고기 가운데 67%를 차지하는 목살과 갈비살의 관세는 현행 25%에서 2016년까지 매년 4%포인트씩 낮아진다.
논란이 됐던 쇠고기 문제는 미국 측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우리측이 주장이 관철돼 논의되지 않았다고 우리측 협상단은 강조했다.
한미 FTA 추가협상 결과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은 "철저히 경제논리로 협상해 실리를 확보했다"면서 긍정적인 입장인 반면에 야권은 "퍼주기 식 협상이다. 국익과 국민신뢰를 저버렸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국회 비준과정에서 큰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shiwall@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