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스트 김은 2006년 9월 공연 도중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4년여간 치료를 받아왔다.
사고 이후 그는 뇌수술만 세차례 받았으며 폐수술도 한차례 받을 정도로 힘든 투병 생활을 했다.
그의 아들인 김준홍씨는 "아버지는 지난 3년여간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못하는 상태로 병상에 누워지냈다"면서 "오늘 아침 돌아가실 때 눈물을 흘리셨다"고 말했다.
1962년 영화 '동경서 온 사나이'로 스크린에 데뷔한 그는 1964년 신성일 등과 출연한 영화 '맨발의 청춘'에서 빼어난 트위스트 춤 실력을 보여주면서 주목을 끌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활약하면서 '오늘은 왕' '병사는 죽어서 말한다' '성난 영웅들' '사랑의 종합병원' '남부군' 등 16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개성파 조연 배우로 뒷골목 세계의 재기 발랄하고 코믹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노래 실력도 갖춰 여러 장의 음반을 내면서 가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탁월한 춤 실력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TV 쇼에도 자주 출연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그의 예명을 도메인에 사용한 음란사이트가 나와 음란사이트 운영자로 몰리면서 우울증을 앓고 자살 기도까지 할 정도로 정신적 시련을 겪었다.
고인은 생전에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살 기도했을 때의 심경을 고백하면서 "내가 죽으면 청바지 입혀서 화장을 시켜달라"고 써놨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고인은 한때 청바지를 즐겨입어 청바지가 고인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었다.
그는 이후 사이트 운영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배상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2000년 개봉된 영화 '그림일기'와 2001년 악극 '아빠의 청춘'에 출연한 뒤 활동이 뜸하다가 2005년에는 TV 드라마 '맨발의 청춘'에 특별출연했다.
이날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일병원 장례식장 별관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쓸쓸한 모습이었다.
아들 준홍씨는 "아버지가 입원하신 4년간 영화계에서 문병 온 사람이 없었다"며 서운함을 내비쳤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옥이 씨와 아들 준홍, 딸 영신 씨 등이 있다. 발인은 2일 오전 9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