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책금융공사 회의실에서 열린 현대건설 매각관련 긴급 기자회견 자리에서 유 사장은 “자산규모가 33억원인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이 나티시스 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무담보 대출 받았다는 것을 통상의 금융거래로 보기엔 합리적인 의문이 존재하며 이와 관련해 현대그룹이 입찰시 제출한 서류에 허위나 중대한 사항의 누락 등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유 사장은 MOU 체결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운영위원회 3사 간의 이견이 있었고, 외환은행이 시간에 쫓겨 MOU를 체결한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외환은행은 일단 MOU 체결권한을 위임받은 주체로, 외환은행의 단독 MOU 체결은 적법한 것임을 밝혔다.
유 사장은 “그러나 MOU를 체결하되 첫째 자금조달의 불법성 없었다는 것과 둘째, 대출에서 현대그룹의 주식 담보와 보증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할 서류 및 셋째, 대출과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제반 서류를 5영업일 내에 제출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만약 “현대 측이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주주권한상 본계약을 수용할지에 대해 투표를 하게 돼 있고 80% 이상 찬성해야 승인이 된다”고 말해 현대측의 성실한 증빙자료 제출을 강제할 수단이 있음도 강조했다.
그는 현대그룹 측이 관련 서류 제출에 불응할 경우 적절하게 대처할 의사를 피력했고 그 적절한 대처에는 MOU 철회도 포함된다.
유 사장은 “제출된 서류를 통해 의혹이 해소되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일단 받아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그 판단 과정에서 꼭 필요하다면 감독당국의 힘을 빌리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현대그룹의 자금조달 관련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해 금융당국이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