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드골 대통령이 왜 과기청장관을 겸했는지 아는가

2010-11-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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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성 한국기술사회장)

최근 들어 일류병을 지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한때 S대 폐지론이 거론됐는가 하면, 심하게는 망국론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국제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경쟁력 약화로 안 팔린다고 아우성이며, 노벨 과학상 수상자 한사람도 배출하지 못한다고 분통이다.

그런데 묘한 것은 이런 이야기가 같은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벨상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세계제일이자 일류, 그것도 초일류에게 만 주어진다.

세계 100대에 드는 대학이 단 하나도 없는 나라,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됐음을 큰일 해낸 듯 하는 나라, 평준화란 명목아래 도토리 키 재기를 조장하는 듯 하는 나라, 이러고도 지구촌 시대 세계화를, 일등국가 일류국민이기를 바라고, 최첨단 과학기술개발을 독려하고 있으며, 선진국이 되려니 믿고 있다.

동경대는 타 학부에 앞서 최우선으로 공학부를 설치했다. 당시 수상봉급의 2배가 넘는 보수를 주면서 유럽의 교수들을 영입해 왔다.

그런데 들추고 싶지 않은 역사이나 소위 내선일체를 내세웠던 일본이 반세기나 늦게 설립된 경성대(서울대)에는 공학부는 눈 닦고 보아도 찾을 수 없었다.

공장 같은 공대, 연구소 같은 이공대, 세계최고의 무역흑자, 독일의 비밀스런 배경이다. 스위스는 이공계대학만을 국립대로 두고 있으며, 동양의 기술 강국 싱가포르에서는 고교 3%내의 최우수학생은 이공계대학에만 진학하도록 제도화했다.

장영실, 뉴톤, 아인슈타인, 에디슨 같은 발명발견가가 부럽고 존경스럽다. 빌 게이츠 같은 두뇌 사업가가 우리나라에서도 배출되었으면 한다. 실리콘 벨리의 반짝이는 두뇌들, 우리나라 벤처산업 현장에서의 튀는 인재들, 이들이 이류인지 일류인지 소리쳐 묻고 싶다.

외국의 일류기술을 임대해와 물건을 만드는 일을 능사로 하는 한 지금처럼 몸으로 뛰는 숨찬 삶을 살 수 밖에 없고, 그 올가미를 벗어날 길 또한 없다. 우리도 일류가 있어야하고, 임대해 줄 수 있는, 남이 못 가진 기술이 있어야 하고, 많아야 한다.

신국제질서다, 민감기술수출억제다 하는데,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선진자국의 첨단기술 보호 및 후진국의 기술추격 차단에 다름 아니다.

지적재산권이란 이름의 보도(寶刀), 이 도깨비 칼은 아무리 휘둘러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박수를 받고, 부러움을 산다.

이 기막힌 불공정이자 모순에 찬 세상을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분하고 억울하다고? 그렇다면 이러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우리도 그 보도를 갖고 볼일이다.

왜 드골 대통령이 과기청 장관을 겸했고, 소련의 스프트닉이 준 충격이 무엇이었길래 미국이 과학 교과서를, 교육제도를 송두리째 바꾸었는지 이제는 알았으면 한다.

이 대로는 안 된다고, 3∼4만 달러 시대를 앞두고 달라져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되 뇌이면서도 자식만큼은 법대나 의대에 진학하길 바라는 부모가 적지 않다. 낡은 세대에 기대하기는 어렵다.

달라져야 한다. 젊은 피가, 상아탑 지성인이 과감히 나서줘야 한다. 이 나라의 최고 엘리트들이 매일 만나는 사람이 병환자이거나 송사·범죄자라면 좀 생각해 볼 문제 아니겠는가!

“세상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모르지만 내 자신은 해변가에서 놀다가 고운 조약돌, 예쁜 조개껍질을 주은 어린애에 불과하다. 아직도 알아내지 못한 진리의 대양은 내 앞에 그대로 펼쳐져 있다.” 뉴톤(Issac Newton)이 남긴 말이다.

우리에게도 있는 것이 있다. 한겨레의 우수한 두뇌, 소·논밭 팔아서 공부시키는 교육열이 있다. 이 인적자원을 어디에다 투입해야 할까? 과학기술로 세계로, 진리의 대양을 향해 젊음을 걸자. 여기에서 희열을 찾고 생의 보람을 찾고 우리민족의 살길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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