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내년 1월 대통령 직속 인권위원회 위원장 미하일 페도토프와 여러 인권운동가를 만나는 자리에서 옛소련 독재자 스탈린의 역사적 죄상을 거론하는 등 러시아 국민에게 스탈린의 죄악을 상기시켜 나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이같은 방침은 그의 초대를 받은 사람들의 전언을 통해 알려졌다.
베도모스티지는 신 스탈린 격하운동이 옛소련문서보관소의 모든 관련 자료를 비밀해제하고 당시 비밀 경찰이 평범한 시민을 사찰했던 수많은 자료를 토대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 스탈린격하운동에는 스탈린 시대 강제수용소에서 희생자들의 유해를 발굴하고 이들을 추모하는 새 추모비를 세우는 계획도 들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인권운동가들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전체주의 정부의 죄상에 대한 정치적, 법적 평가를 내려줄 것"도 촉구할 것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옛 소련을 인권 탄압 전체주의 정권으로 비판함으로써 실력자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입장을 달리했다.
메드베데프는 얼마 전 2차대전 승전 65주년 기념일에 이틀 앞서 가진 신문 회견에서도 전시 지도자 스탈린이 저지른 죄악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하원인 국가두마는 2차대전 당시 소련이 폴란드 군인들을 대거 학살한 카틴 숲 학살 사건이 스탈린의 지시로 자행됐다는 역사적 선언에 26일 합의했다.
이날 채택된 선언은 "오랫동안 비밀 문서고에 있다 공개된 자료들은 이 끔찍한 비극이 어느 정도 규모였는지 뿐 아니라 카틴(숲 학살) 범죄가 스탈린 및 여타 소련지도자들의 직접적인 지시로 저질러졌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선언은 역사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으며 지금은 "소련의 공식 선전"을 폐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가두마의 콘스탄틴 코사초프 외교위원장은 이 선언에 대해 "이 역사적 문서는 러시아-폴란드 관계는 물론 그 보다도 우리 자신들을 위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선언 채택은 소수당인 공산당의 격렬한 반대로 이례적 진통을 겪었으나 친 대통령실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규합돼 채택됐다.
국가두마의 이번 선언은 러시아에서 옛소련 시절의 유산을 확고히 제거하려는 노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옛소련 정부는 카틴 숲 학살을 나치 독일의 소행이라고 선전해왔으며 러시아 공산당은 지금도 이런 선전을 답습하고있다.
폴란드 관리들은 이날 선언을 환영했다.
카틴숲 학살 사건은 1940년 약 2만명의 폴란드군 장교와 시민지도층을 러시아 비밀경찰이 러시아 서부 지방에서 학살한 사건으로 지금까지도 러시아와 폴란드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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