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그동안 입시전쟁에서 사설학원들의 가채점 정보와 입시설명회 개최에 '학생들의 혼란 가중시킨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여웠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교모 입시 설명회를 열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대교협에 따르면 전날 이화여대 대강당의 2900여 좌석은 빼곡히 들어찼고, 정시모집 입학설명회에서는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한 영역별 등급 커트라인 점수(추정치)가 공개됐다.
대교협이 전국 250여 개 고교로부터 직접 학생들의 가채점 자료를 넘겨받아 현직 고교 교사들을 동원해 분석해 낸 것으로 대교협이 이런 가채점 정보를 발표한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다.
대교협이 대학입시철을 맞아 사설 학원들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등급 커트라인 분석에 나서면서 학원과의 '전면전'에 돌입한 것.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는 메가스터디와 대성학원, 유웨이중앙 등 유명 사교육 업체가 주최한 입시설명회도 동시에 열렸다.
또한 수능시험이 치러진 당일에는 학원들보다 빨리 언론에 시험분석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정부중앙청사 기자실에 대교협·EBS 상담교사단을 '급파'하기도 했다.
수능 성적이 발표되는 다음 달 8일에도 채점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협조해 분석 자료를 학원들보다 앞서 발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점수대별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 등을 예측하는 '배치표'를 만들어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학원들과의 경쟁에 나선 것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입시정보전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사교육 기관에 끌려 다니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어서란게 대교협의 주장이다.
'사교육비 절감'을 현 정부 임기 중 최대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도 대교협을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한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대교협의 이런 방안은 그동안 학원들의 배치표에 대해 '정확성도 떨어지고 학교 서열화를 조장한다'며 비판해왔던 터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교협 양정호 입학전형지원실장은 이에 대해 "학원 배치표는 학생 내신성적, 대학별 수능 반영비율 등 여러 변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점수로 자른 것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만드는 것은 고교 교사들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여러 변수를 고려하기 때문에 정보의 질과 정확도가 다르다"고 말했다.
양 실장은 "학원 배치표처럼 대량으로 인쇄해 학생들에게 뿌리는 것이 아니라 고교 교사들에게 상담용으로만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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