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간부가 美에 스파이 11명 정보 넘겨"

2010-11-1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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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언론 "대외정보국 미국 과장이 배신자" 폭로

   지난 6월 말 불거진 미국 내 러시아 스파이 적발 사건과 관련, 미 정보 당국에 비합법 러시아 정보요원 11명의 신원을 넘겨준 인사가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간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일간 '코메르산트'가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자체 취재 정보를 토대로 "미 정보기관에 러시아 정보요원들을 팔아넘긴 '배신자'는 SVR의 미국과 과장으로 오랫동안 일하며 비합법 요원들을 관리했던 셰르바코프 대령"이라고 폭로했다.

   신문은 첩보활동을 방불케 하는 오랜 기간의 탐사 취재 결과 자국 정부와 정보 당국이 숨겨오던 배신자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셰르바코프는 자국 정보요원 11명의 신원을 미국 측에 넘겨 준 것은 물론 미 정보 당국이 이들 중 가장 탁월한 베테랑 정보요원 미하일 바센코프(65)의 자백을 받아내는데도 결정적 도움을 줬다.

   바센코프는 1960년대부터 사진작가로 위장해 스페인에 들어간 뒤 이후 칠레를 거쳐 미국으로 침투해 활동해온 SVR 요원이었다. 셰르바코프는 러시아에서 가져간 바센코프의 신상정보 파일을 미 정보 당국에 고스란히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후 갈비뼈 3개와 다리가 부러지는 혹독한 심문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스파이 혐의를 부인하던 바센코프는 미 당국이 셰르바코프가 넘겨준 자신의 신상 자료를 제시하자 어쩔 수 없이 신원을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어 셰르바코프가 미 정보 당국의 거래 사실을 숨기기 위해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했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스파이 스캔들이 불거지기 1년 전쯤 상부로부터 승진 제안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 승진 대상자들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자신이 미 정보기관과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스파이 스캔들이 터지기 전 아들을 먼저 미국으로 대피시키고 자신도 곧이어 미국으로 잠적했다. 마약통제국에서 일하던 셰르바코프의 아들은 러 정보요원들의 신분이 드러나기 바로 직전 미국으로 달아났다.

   셰르바코프 자신도 6월 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미국 방문 3일 전 러시아를 떴다.

   러시아 비합법 정보요원들을 추적해오던 미 정보 당국은 셰르바코프 탈출로 러 측이 비합법 요원들을 불러들일 것을 우려해 서둘러 이들에 대한 체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추정했다.

   신문은 그러나 셰르바코프가 무슨 이유로 미국을 위해 일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 6월 말 자국내에서 활동해 오던 러시아 스파이 11명을 체포해 그 다음달 이중 10명을 미국 정보원으로 일하다 붙잡힌 러시아인 4명과 맞교환했다.

/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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