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나라 합쳐 인구가 300만명도 안 되는 소국이다. 그러나 40억명에 달하는 아시아의 일원으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나머지 42개국과 당당히 실력을 겨룰 나라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거대 공룡으로 성장한 중국, 수년째 아시아 2위를 놓고 다투는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3개 나라가 아시안게임을 좌지우지해온 게 근 40여년이 돼간다.
동아시아, 동남아, 서남아로 출발한 아시안게임은 그 사이 외연을 확대해 1970년대 중동과 구소련이 해체하면서 1990년대 중앙아시아까지 새롭게 가세해 참가국이 배로 늘었다.
경계는 동쪽 끝 일본부터 서쪽 끝 팔레스타인까지 달한다. 광대한 넓이만큼이나 국가 간 소득격차도 심하고 스포츠 성적도 천양지차다. 소국 3국은 그 틈바구니에서 그간 메달의 꿈을 아쉽게 접어야했다.
중국과 인도 사이 히말라야 산맥에 자리 잡은 인구 70여만의 부탄과 인도양 북부에 위치한 40여만의 몰디브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부터 출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서 2002년 독립한 동티모르는 그해 부산 대회부터 국기를 휘날렸다.
짧게는 2차례, 길게는 5번 아시안게임을 경험했지만 메달을 일구기엔 시간과 기량이 부족했다.
부탄과 몰디브는 아시안게임 첫 출전의 감격을 안긴 중국에서 열리는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영광 재현에 도전한다.
복싱에 3명, 태권도에 6명 등 격투기에만 9명을 내보내는 부탄에서 메달이 기대되는 스타는 펜조르 손암(26)이다.
태권도 87㎏급에 출전할 손암은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부탄의 기수를 맡았던 선수로 키는 186㎝다.
중화권 무술영화 스타인 청룽을 좋아해 11살 때 태권도를 시작했다는 손암은 나라를 위해 메달을 따내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을 만큼 자부심이 대단하다.
올해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열린 서남아시아게임 태권도 80㎏급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몰디브는 농구, 배구, 축구 등 구기종목을 중심으로 세 나라 중 가장 많은 85명의 선수를 파견했지만 특급 스타가 없어 메달 꿈을 이번에는 이룰지는 미지수다.
35명의 선수가 출전할 동티모르에서는 역시 태권도가 강세다.
남자 63㎏급에 출전할 알베스 알메이다 레오넬(27)과 여자 49㎏급의 도스 산토스 아빌리오 올란도(22)는 각각 지난해 동남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내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향한 몸풀기를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