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오리사옥(구 주택공사 본사사옥). LH가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전국 13개 사옥 중 하나로 건물 연면적이 7만2011㎡, 매각 예정금액은 약 4000억원이다. |
117조원 규모의 어마어마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 자산 매각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수요자를 찾을 수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H는 지난달 29일 영종하늘도시의 공동주택용지 4개 필지와 주상복합용지 5개 필지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면서 토지리턴제와 5년 무이자 할부 혜택을 내걸었다.
여기에 토지 대금의 5년 무이자 할부를 적용하면 계약금 10%에 중도금은 할부 이자 없이 6개월 마다 지불하면돼 최대 15% 정도의 토지 대금 할인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철저한 수요자 중심의 공급방식이지만 최근 LH의 주요 토지 매각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조건이 됐다.
실제로 LH는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의 일반상업용지 18개 필지에 대해서도 똑 같은 조건을 제시했다. 또한 동두천시·연천군·의정부시·파주시 등의 수도권 지역의 비축토지 매각에서도 토지리턴제와 5년 무이자 할부 조건이 포함됐다.
이처럼 LH가 파격적인 조건으로 토지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수요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LH 청라영종사업단은 지난 2007년 팔았다가 건설사의 사업 포기로 계약이 해지된 영종하늘도시 내 주상복합용지 5개 필지(11만6334㎡)를 지난 6월 다시 시장에 선보였다. 하지만 입찰 접수는 '0'건 이었다.
현재 영종하늘도시에서 팔리지 않아 LH가 보유한 주상복합, 공동주택 등 택지만 160만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사옥 매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LH가 현재 매각했거나 매각을 추진 중인 사옥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옛 주택공사 오리사옥을 포함해 전국 14개다.
지금까지 두 차례 입찰 공고를 실시했으나 이중 팔린 사옥은 오뚜기에 537억원에 매각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옛 토지공사 사옥 한 곳 뿐이다. 나머지 13개 사옥은 여전히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LH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토지리턴제, 5년 무이자 할부 등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수요자를 찾기 어려워 경제 상황이 좋아지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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