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편집국 ) 인도 아대륙이 생각처럼 오랫동안 고립 상태에 있었던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동식물들이 무더기로 들어 있는 5천만년 전 호박이 발견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과 BBC 뉴스가 25일 보도했다.
인도와 독일, 미국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진은 인도 북부 구자라트주의 캠베이 혈암(頁岩: 점토 등 미세입자 퇴적물이 고화된 암석)지대 갈탄광에서 캐 낸 초대형 호박 속에 700여 종의 곤충과 거미, 식물의 포자, 잎 조각, 작은 꽃들이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이들 동식물 종은 대부분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다.
연구진은 무게 150㎏의 이 호박 속에 든 동식물들이 유럽 북부와 호주, 뉴기니, 열대 아메리카 등 먼 지역의 생물들과 가까운 유연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질학적 증거에 따르면 지금의 인도 아대륙은 약 1억5천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떨어져 나와 연간 15~25㎝의 빠른 속도로 이동한 끝에 약 5천만년 전 아시아 대륙과 충돌, 히말라야 산맥을 융기시키면서 대륙의 일부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호박에서 인도 아대륙이 홀로 떠다닌 1억년 사이에 진화한 고유의 종들을 발견할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호박 속에서 나온 곤충과 거미들은 고유성을 거의 보여주지 않았고, 오히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발트해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서 화석 상태로 발견된 다른 종들과 가까운 유연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 대륙과 인도가 지질학적 증거가 시사하는 것보다 몇백만년 이른 시기에 합쳐졌거나 두 대륙을 잇는 작은 섬들이 있어 동식물들이 징검다리로 이용했을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호박은 마치 완전한 공룡 한 마리와 같은 존재"라면서 "지질학자들이 지금까지 몰랐던 인도와 아시아 사이의 연결이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른 호박과 달리 매우 부드러워 용제로 완전히 녹일 수 있었던 호박 속에서 발견된 식물들은 5천만년 전 인도의 생태계가 오늘날의 보르네오 우림과 같았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호박의 수지성분 자체가 오늘날 동남아 열대우림의 지배 수종인 이엽시과(二葉枾科)에 속하는 나무의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열대 우림의 역사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2천만~2천500만년보다 훨씬 깊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점점 쌓여가고 있다. 이들은 아마도 6천500만년 전 K-T 경계 직후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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