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명진스님 "참회ㆍ화쟁위 중재안 수용"

2010-10-2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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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이 직영사찰 지정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최근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제시한 중재안을 받아들일 뜻을 밝혔다.

   명진스님은 24일 낮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일요법회 법문에서 "지난 금요일 저녁 도법스님을 비롯한 화쟁위원회 스님들과 함께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 7개월간 때로는 수행자답지 못한 언행으로 화쟁위원 스님들과 총무원장 스님, 종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분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며 "다시 한 번 이 자리에서도 진심으로 참회한다"고 말했다.

   명진스님은 "총무원장 스님도 '봉은사 대중과 소통하지 않고 성급히 직영지정을 결정하게 돼 미안하게 생각하며 앞으로 남은 문제를 봉은사 사부대중과 잘 상의해 원만히 해결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또 "봉은사처럼 투명한 재정운영과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의사 결정 등의 의식이 정착돼 한국불교를 바꾸는 희망의 불꽃을 이곳에서 피우고 싶다"고 말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고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관리인(주지) 후보를 추천받아 총무원장이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의 봉은사 문제 해결방안을 지난 12일 총무원과 봉은사 양측에 제시한 바 있다.

   다음 달 13일 4년 임기를 마치는 명진스님은 그러나 재임 가능성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구체적인 언급없이 "화쟁위 결정을 따르겠다"라고만 언급했다.

   이날 명진스님이 법문하기 전 일부 개신교 신자들이 최근 봉은사 마당에서 '우상 파괴' 등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는 모습이 담긴 인터넷 동영상이 10분간 상영됐다.

   명진스님은 최근 KTX 울산역의 '통도사역' 병기 문제, 팔공산 역사테마공원, 템플스테이 예산지원 등을 둘러싼 불교계와 개신교계의 갈등을 언급하면서 "지금 불교계가 능멸을 겪는데 조그마한 분쟁을 가지고 내 입장만 고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라면 갈등을 줄이고 국론을 통합해 한국의 발전을 이끌어야한다. 봉은사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차 한잔 대접하겠다. 이 땅에 종교적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데 노력해달라"라고 말한 뒤 신도들을 향해 "그간 법회 석상에서 했던 말 중에 섭섭한 점이 있다면 '수행이 덜 된 중이 그러는구나'하고 넓은 아량으로 받아들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일요법회에는 봉은사 신도 1천400여명이 참석했고, 경내에서는 '봉은사를 사랑하는 신도 일동' 명의로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철회와 명진스님의 주지 연임을 촉구하는 유인물이 게시되기도 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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