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가짜 기름을 넣고 차량 고장이 생겼다며 주유소 사장들을 협박해 돈을 가로 챈 사기단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18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주유업체 대표 류모(43)씨와 가짜휘발유 판매업자 이모(46)씨가 상습공갈 등의 혐의로 전격 구속됐다.
이들은 사단법인 환경보호 소속 환경감시원으로 행세하면서 경기·인천 지역 주유소 4곳에 들러 “가짜 기름을 팔아 차가 고장났다”고 알리고서 무마비 명목으로 4400여만원을 받아 챙기고 해당 주유소에 가짜 휘발유를 강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류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인천 남구의 한 주유소에서 지난 3월부터 가짜경유 15만ℓ를 정품으로 속여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피해 주유소들은 정품을 팔았음에도 신고가 접수되면 한국석유관리원, 정유회사에서 나와 검사하는 과정에서 고객들에게 악소문이 나 영업에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해 류씨 등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류씨 등은 공공기관인 한국석유관리원 단속반과 짜고서 주유소 20여 곳을 돌며 버젓이 합동단속을 벌여 업계에 ‘가짜 석유 사냥꾼’으로 위세를 떨쳤으며 신고 보상금 15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한국석유관리원 도모(48) 검사팀장과 연모(37) 대리는 단속 실적이 승진에 필요하자 류씨 등이 가짜 석유업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업계의 부조리 실태를 훤히 알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들과 손잡고 합동 단속을 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경찰은 류씨에게 가짜 휘발유를 만들어 판 황모(51)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하했으며 석유관리원 도 팀장과 연 대리, 유씨가 운영하던 주유소 관계자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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