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방만경영 멈춰야
마사회 8800억원 이상 경마에만 집중, 사행성 여전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마사회가 말 산업 추진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사행성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경마에 아직도 무리한 중복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김영록 민주당 의원은 마사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앞두고 "마사회가 김광원 회장 취임 후 8800억원 이상을 경마에 ‘묻지마’ 식으로 쏟아 붓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마사회가 제출한 국정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오는 2014년까지 경북 영천에 ‘제4 경마장’을 건설하는 데 3900억원을 투입하고 해당 지자체인 경북도와 영천시의 부지매입비 약 900억원을 포함하면 최소 5000억원이 소요되는 66만평의 대규모 경마공원을 건설하기로 하고 올해 7월 농식품부에 신규경마장 설치허가를 신청했다고 전했다.
마사회는 지난해 12월 전남 담양과 전북 장수 등 전국 6개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사업을 공모한 결과 경북 영천을 제4경마장 건설지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경북 영천경마장은 수익성이 불투명한데다 당초보다 부지면적을 더 늘려 ‘무리한 중복투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천경마장은 사업지 선정 초기엔 43만평 규모였지만 지금은 66만평으로 확대됐다.
김 의원은 "지난 2007년 전북 장수군에 경주용마 주로를 만들었고, 경기도 화옹지구에도 600억원 이상을 투입해 경마시설을 만들 계획인데도 마사회가 중복투자를 하고 있다"며 "부지면적이 늘어난 이유는 실무자들도 잘 모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개최방식도 서울, 부산 경마공원을 각각 4개월씩 휴장한다는 전제하에 시설물을 설치한다는 것은 지자체의 반발은 물론 경마시행 유관단체인 마주와 조교사, 기수들조차 반대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대내외적으로 현실성 없는 내용이라고 질타했다.
게다가 설치 계획 중인 영천경마공원 훈련주로는 경기도 화성 화옹지구의 경주마 휴양조련시설과 2007년에 개장한 전북 장수의 장수목장 시설과 상당부분 중복이 돼 이는 경마고객으로부터 유입된 경마수익금을 낭비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마사회는 경기도 화옹지구 가칭 ‘화성 바다농장 조성’ 사업 역시 마사회가 약 32만평을 확보해 여기에 600억~1200억원을 투입해 경주마 조련시설 및 승마공원 등 가칭 ‘호스파크’를 설치하는 것과 미국 플로리다주의 목장을 매입해 경주용말 연습장으로 사용할 계획도 검토 중이다.
김 의원은 “마사회는 올해 초 한 회계법인에 사업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의뢰했다”고 밝히고 목장 매입비는 36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마사회가 사행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고 밝힌 장외발매소에 대한 투자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마사회는 실내경마장(장외발매소)을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는 명목으로 1270억원을 들여 전국 10개 지점을 매입했고, 3700억원을 투입해 기존 지점을 이전해 신축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라고 폭로했다.
마사회는 순천경마장을 설립하려다 건물주가 구속되는 등 아직도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시민단체 및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김영록의원은 마사회가 이처럼 대규모 자본투자에 투자 효율성 분석이나 적정성, 중장기 자금 흐름 등 정교한 투자분석과 전략적 판단이 우선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매입만 이뤄지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동안 마사회는 국내 말산업 발전을 위해 승마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경마와 승마의 쌍두마차 체계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김회장 취임 이후 무차별식 대규모 자본투자는 계속 진행 중으로 그 이유를 밝히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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