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 봄 녹두 가격이 치솟자 기자들이 이를 파헤쳤고, 그 결과 장씨가 자신의 주장과 달리 대대로 내려온 의사 집안 출신이 아니며, 베이징 의대에서 학위를 받지도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장씨의 경력 위조가 드러나면서 학생들의 시험 부정행위부터 학자들의 연구 표절과 조작, 독성 분유를 판매하는 기업 등에 이르기까지 중국 사회에 만연한 부정행위에 대한 개탄의 목소리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8월 42명의 사망자를 낸 중국 비행기 추락사고 이후에는 당국이 사고 항공사의 모기업에서 일하는 조종사 100명이 비행 경력을 위조했다는 사실을 밝혀내 충격을 줬다. 또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차이나의 전 대표인 탕쥔이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학력을 위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미국 역시 스포츠계의 불법적인 약물 복용과 월가의 부정행위가 스캔들이 되고 있지만, 중국은 특히 교육과 학문연구 분야에서의 사기가 만연해 있어 경제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우려가 크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작년 12월에는 한 영국 저널이 독창성 혹은 정확성에 의심이 가는 중국 저자의 논문 70여 건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항저우 저장대학이 표절을 걸러내는 소프트웨어 '크로스체크'를 통해 20개월간 실험한 결과, 과거 발표된 연구를 표절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논문이 전체의 3분의 1가량이었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중국 사회에 만연한 표절은 정부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발표된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내 6대 학회의 학자 6천여 명 중 3분의 1이 표절이나 연구 데이터 조작에 개입한 적이 있음을 시인했다.
유명 인사들의 학력 위조 및 표절을 잇따라 폭로한 팡저우쯔 씨는 해당 분야에 전문성이 없는 관료들이 감독하는 국영 대학 시스템에서 문제가 출발했다며 보조금 수령과 승진을 위한 경쟁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전문 지식 없는 관료들은 발표된 논문을 읽지도 않고 그 수에 근거해 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학문 영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중국의 사기 문화의 뿌리는 상위권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무자비한 경쟁을 하는 고등학교에 있다는 것이 많은 교육자들의 지적이다.
NYT는 중국에서는 대필 에세이와 시험 질문을 돈으로 살 수 있으며, 해당 학생의 신분을 가장해 대학 입학시험을 대신 봐 줄 '청부 수험생'까지도 살 수 있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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