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MC계 양대 산맥을 차지하고 있는 강호동(40)과 유재석(38)이 소속사 전속계약 만료를 앞두면서 연예기획사 간 영입경쟁에 불이 붙었다.
현재 스톰이앤에프(옛 디초콜릿이앤티에프)에 함께 소속돼 있는 강호동과 유재석은 각각 내년 7월과 2월 전속 계약이 만료된다. 이에 연예기획사들은 이들을 잡기 위해 수십억 원의 계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두 사람의 계약금으로는 최소 20억 원 이상이 거론되고 있다. 톱 배우들의 경우도 많아야 10억 원 정도를 계약금으로 받는 것과 비교하면 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그러나 이들을 잡으려는 기획사들은 20억 원도 아깝지 않다는 입장이다.
◇회당 900만원 안팎의 출연료 + 프로그램 제작권 = 강호동과 유재석은 현재 업계 최고인 회당 900만 원 안팎의 출연료를 받고 있다.
강호동은 MBC TV '황금어장 - 무릎팍도사', SBS TV '스타킹'과 '강심장',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을, 유재석은 MBC TV '무한도전'과 '놀러와', KBS 2TV '해피투게더3', SBS TV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한 달 출연료 수입만 4천만 원 정도인 데다, 두 사람은 광고계에서도 인기 모델로 활동 중이다.
여기에 더해 연예기획사들이 이들에게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들과 계약하면 이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외주제작권을 따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연예기획사들이 매니지먼트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하기 힘든 상황에서 강호동과 유재석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은 회사에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준다.
둘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각 방송사가 가장 주력하는 프로그램이라 지원도 많을뿐만 아니라, 강호동과 유재석이라는 카드만으로 제작사의 입김이 커지기 때문에 예능프로그램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두 사람을 잡는 것이 바로 '로또'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3일 "강호동, 유재석은 최소 20억 원이 있어야 잡을 수 있다. 20억 원이 큰돈이지만 두 사람을 영입해서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이 그보다 크다"며 "현재 둘을 영입하려는 기획사들은 자금을 마련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수년째 소속사 문제로 골머리.."당분간 홀로 서기 할 수도" = 그러나 방송가에서는 두 사람이 현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돼도 당분간은 홀로서기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BS 예능국 관계자는 "두 사람이 소속사 문제로 잇달아 골머리를 앓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어떤 회사와 계약을 하기보다는 혼자서 일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두 사람의 소속사는 지난 5월 말 채권단으로부터 80억 원 상당의 가압류 처분을 받아 소속 연예인들에게 2-3개월씩 출연료, 광고료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유재석 등은 소속사에 밀린 출연료 지급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기도 했다.
경영권분쟁으로 디초콜릿이앤티에프에서 스톰이앤에프로 사명이 바뀌고 사주도 바뀐 이들의 소속사는 경영 악화로 외주제작하던 '황금어장'의 제작사에서도 손을 뗐다.
평소 이미지 관리에 누구보다 철저했던 두 사람은 회사 사정이 복잡해지면서 본의 아니게 안 좋은 일로 계속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남모르는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예 관계자는 "강호동과 유재석은 본인을 비롯해 주변이 시끄러워지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하는 사람들이다"며 "사실 사태가 이 정도면 다른 연예인은 벌써 회사에 계약해지 통보를 하고도 남았을 텐데 두 사람이 안 한 것도 이미지 관리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재석의 경우는 이번 사태에 앞서 과거 속했던 DY엔터테인먼트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디초콜릿이앤티에프에 합병되는 일을 겪었기 때문에 더욱더 새로운 소속사를 찾는 데 신중을 기할 전망이다.
◇"강호동.유재석 합칠 가능성은 거의 없어" = 그렇다면 두 사람이 함께 움직일 가능성은 없을까.
이에 대해 연예가에서는 "강호동과 유재석은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는 사이지만 함께 회사를 만들거나 특정 회사에 나란히 소속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둘 다 몸집이 워낙 큰 특급스타라 한 소속사에서 관리하기는 이제 힘들다. 두 사람의 프로그램이 모두 경쟁 관계일 수밖에 없는 데다, 두 사람 역시 일적으로는 알게 모르게 부딪힐 수밖에 없는 위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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