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기구(ILO)는 1일 각국이 현재 시행 중인 고용 관련 정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전세계 고용시장이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시점은 2015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ILO는 이날 발표한 2010년 세계노동보고서(World of Work Report)를 통해 고용시장의 장기 침체가 각국의 사회적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고, 고용시장 회복 시점이 1년 전에 예상했던 2013년보다 2년가량 늦춰졌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위기 이전의 상황으로 고용시장이 회복되려면 선진국에서 1천400만 개, 신흥경제국과 개발도상국에서 800만 개 등 총 2천200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필요하다.
보고서는 "고용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취업 희망자들이 일자리를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35개 조사대상국의 취업 희망자들 가운데 약 40% 정도가 1년 이상 실직 상태로 살았고, 그에 따른 의기소침과 자존감 상실, 정신건강상의 문제 등의 위험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특히 청년층이 실업에 의한 타격을 가장 심하게 입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세계경제가 다시 회복되면서 아시아와 남미 등을 중심으로 고용 회복 기미가 나타나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하지만 많은 나라에서 고용이라는 지평선에 새로운 먹구름이 나타나고 있고, 그 전망 또한 현저히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ILO는 보고서 발표에 앞서 지난달 30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위기가 시작될 당시 발생한 실업자 수가 약 3천만~3천500만 개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전세계 실업자 수는 2억1천300만 명, 실업률은 6.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ILO는 고용시장 회복을 위한 정책으로 ▲청년층 등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나누기와 직업교육의 적절한 결합 ▲수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임금과 생산성의 더욱 긴밀한 연계 ▲저축이 생산적 투자에 활용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금융부문 개혁 등을 권고했다.
한편 ILO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경우 전체 실업률은 올해 1월 5.0%에서 6월에는 3.5%로 감소했지만, 15~29세 사이 청년실업은 6월 현재 8.3%를 기록해 주요 해결과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한국은 시장 중심의 고용유연성 제고 정책으로 지난 10년간 상대적으로 낮은 실업률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또한 고용시장의 분화가 증대됐다"며 "공공정책을 통해 고용유연성과 적절한 사회보장 사이의 균형을 맞추지 못한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지수로 환산한 한국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2009년 5.5를 기록, 2006년에 비해 0.9 포인트 낮아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