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하반기 들어 반도체 산업생산 증가율이 눈에 띄게 하락하면서 반도체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 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생산량을 여전히 늘리고 있다면서 이를 일축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서 반도체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성장세를 가늠하는 한 잣대인 산업생산 증가율이 뚝 떨어졌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반도체의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7.6%에 그쳤다. 1분기 증가율 59.5%에 비해 반토막이 난 것이다.
같은 달 70.8%에 이르렀던 반도체 수출 증가율도 지난달 59.6%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 7월 반도체 재고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9.4%포인트 늘었다. 판매증가가 더뎌지니 재고가 쌓이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4분기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단가가 하락 추세”라며 “하반기에 조금 감소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4분기 반도체 수출이 125억달러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3분기(추정) 137억 달러에 비해 약 9.2% 감소한 수치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력 제품군인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세 지속은 우려를 더 깊게 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2분기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4분기에는 제품에 따라 6~22%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생산량을 계속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라인이 풀가동 중”이라며 “(메모리반도체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감산은 없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도 동일한 입장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일부 재고가 증가한 제품도 있지만, 감소한 부분도 있어 재고 문제는 없다”면서 “하반기 공정전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생산량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하반기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상황은 긍정적이라는 판단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더라도 D램, 낸드플래시, 모바일D램 등 다양한 프로덕트 믹스(Product Mix)가 가능해 실적둔화를 완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D램 가격의 급락이 오히려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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