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아파트의 분양권 시세가 오랜만에 올라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분양권 시세는 전월대비 0.06% 오르며 지난 2월(0.21%) 이후 7개월 만에 상승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초구(1.32%)의 상승폭이 두드러졌고, 강남구(0.11%)도 많이 올랐다. 서초구는 11월 초 입주가 예정된 반포동 삼호가든 1·2차의 매도호가가 오르면서 시세가 조정됐다. 매수문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입주를 앞두고 매도호가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지역적으로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현재 시세가 래미안퍼스티지와 큰 차이가 있다고 보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호가가 상향조정됐다.
강남구는 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가 상승세를 보였다. 대부분 한강조망이 가능해 소형 타입으로 매수문의가 꾸준한 편이다. 이 중 71㎡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급매물이 빠진 이후 매물이 많지 않은데다 매도호가도 올라있는 상태이나 매수자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는 편이라고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전했다.
그러나 서대문구(-0.26%)와 동대문구(-0.12%), 성동구(-0.11%) 등은 여전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경기도 분양권 시세는 지난달보다 0.09% 하락했는데, 최근 입주물량이 많은 용인(-0.40%)과 광주(-0.25%), 남양주(-0.22%) 등의 내림폭이 컸다.
용인은 최근 상하와 신봉, 성복동 일대에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매도호가가 전월대비 500만~1천만원 정도 낮아졌다.
반면 광명시는 0.36%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변보다 비교적 분양가가 저렴했기 때문이다. 시세보다 1000만원 가량 오른 매물도 바로 거래가 된 소하동 소하지구의 영향이 컸다.
이밖에 인천은 0.38% 내렸고, 신도시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방의 분양권은 0.03% 오르며 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규물량 공급이 부족한 경남(0.22%)과 대전(0.16%)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유독 서울지역, 특히 강남지역 분양권 시세만 오른 이유는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저렴한데다 급매물이 빠진 이후 추가 매물이 거의 없어 향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연구소장은 "분양권 시세가 수도권 전반적 현상이었다면 시장 회복 신호탄으로 볼 수 있겠지만, 이 경우는 강남권 몇곳의 국지적 현상이어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초구와 강남구 인근 지역은 주변 시세와의 동조화 현상으로 당분간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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