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경주 시내 신라시대 고분 공원인 대릉원 동쪽으로 계림로 도로를 내는 공사 중에 많은 신라시대 고분이 발견됐다.
이 중에서도 계림로 14호분이라고 명명된 6세기 초반 무렵 신라시대 적석목곽분에서는 장식보검과 비단벌레 날개를 장식한 화살통 부속구를 비롯한 많은 유물이 출토돼 주목을 끌었다.
그런 계림로 14호분 조사성과가 발굴 완료 37년만에 마침내 정리돼 나왔다.
당시 발굴조사단인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계림로 14호분에 대한 발굴보고서인 '경주 계림로 14호묘'를 최근 발간했다고 29일 말했다.
박물관 학술총서 제22집인 이번 보고서에는 당시 박물관에서 조사한 적석목곽분과 옹관묘 등 고분 56기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14호분 성과를 집대성한 것으로 황금보검을 비롯한 295점에 이르는 출토유물을 자세히 소개했다.
박물관은 이번 보고서에서 이 무덤에 묻힌 사람들의 성격을 분석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치아 분석 등의 과학 성과를 반영한 결과, 피장자(묻힌 사람)는 남성 2명으로 규명했다.
신장은 150~160cm, 나이는 성년(20~39세)으로 추정됐다.
두 남성이 무덤 한 곳에 함께 묻히게 된 이유로 보고서는 "전쟁이나 전염병에 의한 사망"을 들었다.
나아가 계림로 14호분을 대표하는 황금보검은 정확한 형태와 구조를 확인하는 한편, 제작시기는 5세기임을 밝혀냈다고 박물관은 말했다.
황금보검이 제작된 장소에 대해서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유행한 단검 형태에 동로마제국 및 5세기 유럽 각지의 이민족 사이에 퍼져나간 금세공기술인 클로아조네(cloisonne) 기법이 결합된 것으로 보아 중앙아시아 집단이 동유럽의 금세공기술자에게 주문 제작했을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