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주민 "토교저수지 람사르 습지보호지역 반대"

2010-09-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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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 인근의 토교저수지를 람사르협약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려고 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9일 철원군 사회단체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토교저수지를 람사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철원행정개혁시민연대(공동대표 이근회.조기운)는 최근 거리마다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토교저수지를 습지 보호지역으로 묶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토교저수지는 분단상태에서 급조된 인공 저수지로 현재 자연생태를 교란시키는 외래어종만 우글거려 보호가치가 적다"면서 "과거에도 정부는 철원평야를 철새보호구역으로 묶으려다 주민들이 반대하자 물러섰다"라고 덧붙였다.

철원군 의회도 이 지역이 군사시설보호법과 상수원 보호구역 등 각종 중첩규제로 인해 경제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낙후되고 있다며 지역발전을 저해할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반대하고 있다.

철원군 의회 관계자는 "철원은 6.25전쟁 이후 군 전체면적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등 각종 규제와 제약으로 주민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되는 등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면서 "이처럼 주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작금에 또다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려는 계획에 5만 군민과 함께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습지보호지역 지정 반대 입장을 오는 29일까지 철원군에 전달하고 관철되지 않을 경우 환경부 장관 면담 등 점차 투쟁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이에 앞서 주민들은 지난 2000년에도 정부가 철원평야의 철새보호구역을 이전ㆍ확장하려고 하자 대형 트랙터를 동원해 벼이삭이 널려 있던 논 수만평을 갈아엎는 투쟁을 벌였다.

토교저수지는 1976년 북한이 봉래호의 물줄기를 차단하면서 가뭄사태가 발생하자 정부가 긴급 축조한 인공 저수지로 1980년 배스와 블루길 치어를 미국에서 수입, 방류하면서 토종 민물고기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됐다.

원주지방환경청 등이 지난 2007년 토교저수지에서 실시한 생태계 교란어종 분포도 조사결과 생태교란 어종으로 지정된 블루길과 큰입 배스 등 외래어종의 잠식비율이 96.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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