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김길태(33)가 정신병의 일종인 '측두엽간질' 진단을 받았다.
김이 이 때문에 발작을 일으킨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면 사형을 면할 가능성도 있다.
부산고법은 최근 법무부 산하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에 의뢰해 김의 정신상태에 대한 2차감정을 한 결과 측두엽간질과 망상장애, 반사회적인격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2차 감정에서 드러난 측두엽간질은 불면증과 공포감, 환청, 환각을 느끼게 하는 발작증세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자신은 발작 중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김은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기억나지 않는다.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다."라는 등 자신의 혐의를 한결같이 부인했다.
이런 부류의 정신질환은 법정에서 형을 감경받을 수 있는 '심신장애'에 해당하는 데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면 김에 대한 사형선고가 항소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커 논란이 예상된다.
김은 올해 2월 24일 오후 7시7분에서 25일 0시 사이에 부산 사상구 덕포동의 한 주택에 혼자 있던 여중생 이모(13)양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은 올해 초 길 가던 여성을 집으로 납치해 성폭행하고 도피 중에는 미용실에서 들어가 금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2차 공판은 다음 달 13일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