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도 올해 말까지 엔고 현상은 지속될 거란 전망이 제기됐다.
16일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엔고의 원인과 파장' 보고서에서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은 엔화강세의 방향성을 전환시키기보다 강세 수준을 약화시키는 데 그칠 것"이라며 "엔·달러 환율은 4분기에 평균 89엔, 내년 1분기 93엔, 내년 연 평균 95엔 등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엔고 현상이 국내 경제 성장률과 경상수지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엔고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연평균 91.3엔)를 기준으로 엔·달러 환율이 올해 하반기에 평균 2.5%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14%포인트 오르고 경상수지는 4억9000만 달러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출 증가율도 1.84%포인트 개선되며 수입은 0.53%포인트 증가하고, 소비자 물가도 0.1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엔·달러 환율이 5% 하락할 경우에는 경제성장률이 8.28%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상수지는 9억8000만 달러 개선되고 수출 증가율은 3.6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은 1.06%포인트 증가하고, 소비자 물가는 0.24%포인트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엔화 강세로 일본제품의 수출가격이 오르면서 해외시장에서 일본 기업들과 수출 경합관계에 있는 자동차와 가전, 기계, 철강 등의 국내 산업들은 수출 개선 효과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일본산 중간재 수입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국내 산업의 생산비용 증가폭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다만 엔고가 국내 주식 등의 금융시장과 은행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엔화강세가 중국의 국내 채권 순매수를 자극할 가능성은 있지만 일본 자금의 투자비중이 낮은 주식시장에서는 엔화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은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엔화대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엔화대출을 받은 중소기업이나 일본 부품을 수입하는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박용하 경제조사팀장은 "일본 정부가 시장에 개입했지만 엔화강세 현상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일본은 장기 저성장 등으로 인해 추가 양적완화정책이 필요한 만큼 엔화강세는 연말 이후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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