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원·달러 환율이 일본 정부의 환율 개입 공식 선언에도 하락 전환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전날 대비 0.8원 내린 1160.9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뉴욕 등 국내외 증시의 상승과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확산으로 전일 대비 4.2원 내린 1157.5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이후 일본 정부가 엔화값 상승을 경계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상승세(원화값 하락)로 돌아섰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이날 오전 "디플레이션이 진행된 상황에서 최근의 외환 동향은 경제, 금융의 안정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 간과할 수 없었다"며 외환시장 개입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지난 2004년 3월 이후 6년 6개월 만이다.
하지만 국내외 증시 상승과 외국인투자자의 주식 매수 등의 영향으로 하락전환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 429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영향으로 전일 대비 8.63포인트(0.48%포인트) 오른 1823.88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최근 10거래일 동안 2조1895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또 최근 글로벌 경기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국내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잇고 있다는 점도 원화가치 하락을 유도하는 요소다.
서정훈 외환은행 연구위원은 "엔화 가치는 글로벌 경기와 반대로 가는 성향이 강해 최근 경기 상황서는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도 강하다"며 "아직은 시장 참여자들이 엔화 강세에 베팅하는 분위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결국 글로벌 경기 악화가 일본의 엔화 가치 하락을 제한하고 있으며, 국내 경기의 견고한 펀더멘탈이 대외 여건의 간섭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 연구위원은 "현재 동북아 통화의 달러화 대비 환율은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이 지역 경제의 견조한 성장으로 당분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동북아 경제의 커플링(동조화) 현상이 강해지는 만큼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낙폭을 제한하는 요소는 존재한다. 미국 정부가 약 달러 기조를 언제까지 용인할 지 불확실한 데다, 국내 금융통화당국의 적극적인 환율 개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라는 방향성은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미국이 달러화 약세 기조를 어느정도 조절할 전망이며, 국내 외환당국의 개입도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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