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해태음료, 국내 정서 잘아는 인수자가 필요

2010-09-0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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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해태그룹의 해체로 해외자본에 매각된 해태음료가 10여년 만에 다시 M&A 시장에 진출했다.

해태음료의 최대주주인 아사히맥주가 매각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매각 이유로는 최근 계속되는 경영부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일본자본으로 인해 신규투자가 없고 (일본 기업의 정서가) 국내 정서와 다르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해태음료의 대주주는 지난 2000년 이후 일본 자본으로 운영돼 왔다. 아사히컨소시엄이 해태음료를 인수할 당시 일본 히카리인쇄그룹이 51% 지분을 보유, 최대 주주였지만 이후 아사히맥주가 2004년 7월 히카리측 지분 21%를 확보해 총 41%로 늘리면서 해태음료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어 아사히맥주는 지난해 2월 유·무상 감자를 거쳐 해태음료 지분의 58%를 보유하고 있다. 해태음료 2대 주주는 19%를 보유한 호텔롯데로 77%가 일본자본이었다.

그동안 아사히맥주는 재무담당과 마케팅 이사를 각각 해태음료에 파견, 경영 실적을 관리하고 통계나 정보를 바탕으로 한 일본식 마케팅을 접목시켜왔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 내거나 새 트렌드를 창출하지 못 한 나머지 해태음료는 지난 5년간 적자를 거듭해왔다. 물론 신규투자 역시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해태음료는 2004년 아사히맥주에 인수될 당시만 해도 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05년 108억원의 적자로 전환했고 2006년 160억원, 2007년 190억원, 지난해에는 349억원 등 영업손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매물로 나온 해태음료는 인수자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계속된 적자와 부채로 인해 선뜻 인수하기가 꺼려지기 때문이다. 일부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과거 해태그룹이 부도 위기 속에서도 건재했던 해태음료.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잘못된 마케팅으로 인해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일본자본으로 해태음료의 명성에 금이 간 것은 아니다. 투자한 회사 역시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을 했을 것이다. 이제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나 국내 정서에 맞는 마케팅으로 다시한번 해태음료가 정상에 오르길 기대한다. 

cys46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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