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한국은행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기업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희욱 한은 산업분석팀장은 1일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IFRS 도입시 연결재무제표를 주 재무제표로 삼게 돼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줄고 지분 출자구조 관련 공시가 강화돼 기업 구조조정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팀장은 "재무제표의 연결 범위가 확대돼 자회사의 경영 실적이 모기업의 가치평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부실 자회사 정리가 촉진될 것"이라며 "기업 합병 과정에서 지급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에 의무 상각 규정도 사라져 합병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IFRS 도입이 정보기술(IT)·자동차·에너지 등에는 긍정적, 조선·건설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IT·자동차 업종은 우량 자회사가 많고 연구·개발(R&D) 비용의 일부가 자본으로 간주돼 자산이 증가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것이다.
정유를 비롯한 에너지업도 재고자산 평가방법이 바뀌어 매출원가가 하락하고 당기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조선업은 환율 등락에 대비한 '환 헤지'에 적극적일수록 자본구조가 크게 변동할 위험이 크다.
건설업도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특수목적법인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차입금과 자산유동화 증권을 모기업의 부채로 떠안아야 하며, 지급보증을 부채로 간주하는 범위가 더 확대되는 등 부담 요인이 많아질 것으로 봤다.
IFRS 도입이 기업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으로는 우선 자산 재평가가 가능해져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다만, 한계기업의 연명에 악용되거나 세금 부담이 커질 우려도 제기했다.
이 밖에 퇴직급여 지급에 대비해 쌓는 충당금과 이를 산정하기 위한 회계처리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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