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기획] 삼성, 협력사도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키운다

2010-08-27 18:17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2004년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통해 국내 최초로 임원 단위의 상생협력 전담조직을 꾸린 삼성그룹은 지난 6년 동안 협력사의 설비투자·기술개발 등을 위해 총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해왔다.
 
15년 전인 1995년 중소협력업체의 납품대금을 100% 현금결제하는 등 오래전부터 상생협력을 위한 기반을 닦아오고 있는 것. 특히 이건희 회장은 그룹내외 회의에서 상생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역설하며 삼성그룹의 상생활동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이 같은 상생협력을 위한 삼성의 노력은 지난 16일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상생경영 실천방안’을 발표하면서 더욱 속도를 붙이게 됐다.
 
   
 
   지난 19일 열린 삼성전자 '혁신기술협희외'에서 최지성 사장(왼쪽)이 혁신기술을 점검하고 있다. 상생
   성공모델로 자리잡은 이 전시회는 삼성전자와 24개 협력업체들이 혁신기술을 공유하는 장으로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됐다.
◆ 1조 규모 상생펀드 등 7대 상생 방안 발표
 
삼성전자는 상생을 강화하기 위해 △원자재가 변동 부품단가 반영을 위한 ‘사급제도’ 도입 △2·3차 협력사까지 혜택을 확대한 최대 1조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펀드’ 조성 △2·3차 협력사 경쟁력 제고를 위한 종합지원책 마련 △기술력·공급능력 등 일정 자격을 갖춘 2·3차 협력사 직거래 전환 △우수 협력사 대상 ‘베스트 컴퍼니’제도 도입 및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2015년까지 50개사) △기술·인프라 등 역량 있는 중소기업 대상 협력사 문호 대폭 확대 △협력사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 기술개발지원센터’ 등 기술개발 지원책 마련 △중소기업 중견전문인력 구직 지원 등 7대 실천방안을 확립했다.
 
이번 실천방안은 그간 1차 협력사에 머물렀던 상생협력의 범위를 2·3차 협력사로 확대했다는데 있다. 그간 대기업들은 법적·제도적 한계로 인해 직접적인 거래가 없는 2·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대기업의 상생협력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쏟아지고 있는 것도 2·3차 협력사를 중심으로 한 영세 협력업체들의 경영난이 심각하다는 우려에서 시작됐다.
 
실제로 삼성전자 1차 협력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5~6%로 전자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을 크게 넘어선다. 삼성전자 완성제품 영업이익률인 6~7%와 비슷한 수준이다. 1차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역시 이들 업체의 꾸준한 수익 창출이 있기에 가능했다. 다만 2·3차 협력사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삼성은 이들 2·3차 협력사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1차협력사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내놨다. 직접적인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1차 협력사를 넘어 2·3차로 상생협력관계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또한 1조원에 달하는 자금지원 대상에 2·3차 협력사를 포함시켰다. 특히 이들 협력사는 영세한 자금규모로 인해 빠르게 변하는 전자산업 기술 발전에 대응하지 못했다. 이는 결국 이들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 공동개발 등 협력 강화...2015년까지 50개 협력사 글로벌 기업으로 견인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삼성의 지원도 빛을 보고 있다.
 
금형·사출 전문 업체인 신흥정밀은 삼성전자 내부 회의에서 혁신사례를 발표할 정도로 삼성전자와 단단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2003년 중국의 저가공세에 어려움을 겪을 당시 삼성전자는 사업자금 20억원을 지원하고 직원 3명을 파견해 신흥정밀의 경쟁력 강화를 도왔다. 그 결과 신흥정밀은 ‘고정밀 광학렌즈’ 부문에 진출, 현재 삼성전자에 이 렌즈를 납품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업체인 엑시콘 역시 삼성전자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해외 선진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엑시콘은 차세대 메모리인 DDR3 양산용 검사장비 ‘EX7100’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국내 최초의 메모리 검사장비 개발 성공사례다. 1년6개월 동안 개발자금 지원, 실험용 샘플 제공, 개발인력 파견 등 엑시콘의 검사장비 개발을 도운 삼성전자는 이후 이 검사장비를 수주함으로써 국내 반도체 장비의 발전을 이끌었다.
 
이 밖에도 이랜텍·에이테크솔루션·피에스케이 등 협력업체들이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발표한 상생 방안을 통해 2015년까지 이들 협력사와 같은 글로벌 수준의 협력사를 5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협력사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편 삼성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상생협력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2·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 역시 삼성전자 내부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에 국한된다. 이는 한정된 자원으로 상생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저자 회장 역시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생협력과 관련해 “결과가 중요하다”며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힘을 합쳐야 하고, 똑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누구 혼자서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삼성의 지원과 함께 협력사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가능성이 있는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그 폭을 넓힐 것”이라며 “다만 이러한 지원에 부합하는 협력사의 노력이 있어야 상생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만큼 협력사의 역할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h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